“주택가 흙더미 제발 치워주오”
“주택가 흙더미 제발 치워주오”
  • 김세경
  • 승인 2014.03.31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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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남구 대명9동 공터 주변 비만 오면 진흙탕

10년째 민원…구청 “사유지라 어쩔 수 없었다”
주택가에 10여년 동안 흙더미가 방치돼 주민 피해가 잇따르고 있지만 행정당국은 뒷짐만 져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대구시 남구 대명9동 M중학교 정문 앞에는 높이가 2m나 되는 흙더미가 10여년째 방치돼 있다.

약 40도 가량 기울어진 내리막길 위에 쌓여진 이 흙더미의 길이는 10~15m정도, 윗부분은 평평해 차량 3~4대가 주차 할 수 있는 공터로 사용되고 있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70도가량 급경사를 이루고 흙더미와 도로가 만나는 지점에는 분리대가 없어 도로까지 흙이 흘러 내리고 있었다.

또 흙더미 사이사이에는 작고 큰 돌들이 수 십 개가 박혀있고, 20~30kg 정도 돼 보이는 큼지막한 돌덩이도 눈에 띄었다.

맑은 날은 먼지가, 우수기엔 흙이 흘러내리면서 각종 안전사고 위험이 도사려 민원이 이어지고 있지만 관할 남구청은 “사유지라서 어쩔수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 하고 있다.

10여년 전부터 흙더미 아랫쪽에 살고 있다는 S(여·50)씨는 “흙더미가 있은 지 10여년이 흘렀다”면서 “흙더미에 있는 작은 돌들이 이리저리 튀어 위험을 안고 살고 있다”고 말했다.

H(여·47)씨는 “이제 삽질은 그만하고 싶다”며 “흙더미와 도로 사이에 담이 없어 비가 오면 집 앞까지 흙이 쓸려 내려와 진흙탕을 만드는 통에 11년째 삽으로 흙을 퍼 올리고 있다. 쓸려내려 온 흙이 하수구도 막은 상태”라고 호소했다.

주민들은 이에대해 11년 전부터 10여 차례 민원을 제기했지만 구청은 “땅주인의 허락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답만 되풀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H씨는 2년 전에도 민원게시판을 통해 남구청에 피해를 호소했고 구청은 지주에게 흙이 내려오지 않게 분리대(담)을 설치토록 지시했다고 했지만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

H씨는 또 다시 민원게시판을 통해 문제 해결을 요청했으며 본지는 지난달 25일 이에 대한 취재를 시작했다.

6일만인 31일 현장에는 도로까지 내려왔던 흙이 치워져 있었고 지면에서 약 1m 높이에 돌을 쌓아 흙을 받치고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흙더미와 도로 사이에 분리대는 없어 주민들은 “조치가 미흡하다”며 분리대(담) 설치를 요구했다.

H씨는 “구청 직원들이 임시방편으로 설치해놓고 갔는데 비가 오면 언제든 무너질 위험이 있다”며 “담을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지주 A씨는 “이 곳에 텃밭으로 사용 중인 주민들에게 땅을 사용 못하도록 알린 후, 아래쪽에 있는 흙을 위로 쌓아 올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A씨는 그러나 분리대(담) 설치 여부에 대해서는 대답을 회피했다.

남구청 관계자는 “민원이 해결되지 못한 것은 담당부서 지정이 애매했고 사유지로 제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부족했다”며 “안전총괄과에서 사람이 다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인적재해 위험지구로 분류, 지주에게 안전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 법적 조치를 할수 있다는 점을 인지시켰다”고 해명했다.

김세경기자 ksg@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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