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 10명중 9명 ‘우울감 경험’
알바 10명중 9명 ‘우울감 경험’
  • 김정석
  • 승인 2014.04.13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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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인격적 대우·잘못 없이 사과해야 할 때 주로 느껴

포탈 ‘알바몬’ 설문조사
#1. 용돈을 벌기 위해 대구 달서구의 한 편의점에서 야간 아르바이트를 하는 K(25)씨는 최근 새벽 시간 만취해 가게로 들어선 손님에게 모욕적인 말을 들었다. 새벽 2시께 담배를 달라고 한 취객은 주머니를 한참 뒤지다 “지금은 돈이 없으니 내일 다시 와서 담뱃값을 주겠다”고 말했다. K씨는 이를 거부했다. 취객은 “내가 이 근처에 살고 있다”며 수차례 외상을 요구했다. K씨가 한사코 이를 거절하자 취객은 위협적으로 주먹을 치켜들며 갖은 욕을 퍼부었다.

#2. 대구시내의 한 백화점 여성복 매장에서 아르바이트로 일하는 Y(여·23)씨는 며칠 전 영수증도 없이 매장을 찾아와 옷을 환불해달라고 하는 손님에게 “영수증을 가져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돌연 손님이 “이 X이 내가 누군 줄 알고 사기꾼 취급을 하느냐”며 언성을 높였고 말다툼으로 이어졌다. Y씨가 눈물을 흘리며 직속 상사에게 하소연을 하자 상사는 오히려 “단골 손님에게 말대꾸를 하고 싸움을 한 네가 잘못했다”고 Y씨를 탓했다.

이처럼 근무 도중 모욕적인 대우를 받고 우울감을 느끼는 아르바이트(알바)생이 급격히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바생 10명 중 9명이 알바 중 심한 우울감을 경험한 적이 있는 것이다.

잡코리아가 운영하는 아르바이트 전문 구인구직 포탈 ‘알바몬’이 최근 ‘알바와 우울감’을 주제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 773명 중 681명이 ‘우울감을 느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알바 근무 중 주로 어떤 때 우울감을 느끼는지를 물은 결과 1위는 ‘인격적인 대우를 받지 못한다고 생각될 때(17.7%)’가 꼽혔다. 이어 ‘잘못한 것도 없이 사과해야 할 때(14.4%)’와 ‘부당한 요구와 처우에도 대응하지 못하고 받아들여야 할 때(13.7%)’가 각각 2, 3위에 올랐다.

근무 도중 느낀 우울감이 스스로의 정체성이나 자존감에 타격을 입힐 정도로 심했는지에 대해 묻는 질문에는 우울감을 경험한 응답자의 약 80.9%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는 설문에 참여한 전체 응답자의 약 71%가 자존심에 타격을 입을 정도로 극심한 우울감을 경험했다는 의미다.

또 우울감을 느꼈다고 응답한 알바생을 직무별로 살펴보면 인바운드·아웃바운드 등 ‘전화상담’이 95.0%로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고 고객접객(94.0%), 판매·판촉(90.6%) 등이 뒤를 이었다.

김정석기자 kjs@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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