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관련 잘못된 표현 “아나 모르나”
장애인 관련 잘못된 표현 “아나 모르나”
  • 김정석
  • 승인 2014.04.15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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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34회 장애인의 날’…왜곡·비하 용어 쏟아내는 미디어

청맹과니 정부·연애불구자·절름발이 성장·눈뜬 장님 등

부정적 의미로 무분별 사용
‘장애인의 날’이 오는 20일로 어느덧 34회째에 접어들었지만, 사회가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각은 여전히 왜곡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문을 비롯한 TV, 라디오, 잡지, 인터넷 등 미디어가 장애와 장애인 묘사 방식은 우리 사회가 장애인을 대하는 태도에 큰 영향을 미침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사)한국장애인인권포럼에 따르면, 미디어에 등장하는 장애인의 전형적인 이미지는 불쌍하지만 부담스러운 존재, 무기력한 희생자다.

장애인은 때론 참담하게 비인격화되고 때론 과도하게 영웅시된다. 장애인은 집단적으로 낙인화돼 있고 주변화돼 있으며 두려움의 대상이다. 이는 미디어 종사자들이 장애인의 삶과 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낮고 상대방의 시각이 아니라 자신의 고정관념으로 장애인을 대하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장애인에 대한 노골적인 비하 용어를 사용하는 미디어는 크게 줄었지만 여전히 장애를 부정적인 의미로 비유할 때는 그런 말들이 종종 등장한다.

이를테면 ‘청맹과니 정부’, ‘연애불구자’, ‘절름발이 성장’, ‘눈뜬 장님’, ‘귀머거리 행정’ 등의 표현이다.

이와 더불어 ‘정상인’과 ‘장애인’을 대비시키는 표현들도 여전히 사용되고 있는데, ‘정상인’이라는 용어 자체는 부적절하지 않지만 문맥상 장애인의 반대말로 사용될 때 문제가 된다.

또 언론이 즐겨 사용하는 ‘장애우’라는 말은 장애인 당사자들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는 용어다. 특정 단체가 장애인 사회의 합의 없이 인위적으로 만든 말인 데다 자칫 장애인들이 현실에서 받는 차별을 은폐하고 장애인을 도움의 대상으로 비치게 하기 때문이다. 장애인 단체들은 ‘장애우’는 다른 사람이 장애인 당사자를 지칭할 때는 쓸 수 있지만, 장애인 스스로가 자신을 지칭할 때는 쓸 수 없는 말이어서 ‘비주체적 인간’의 모습을 나타내는 말이라고 설명한다.

뿐만 아니라 △장애인을 동정하거나 자선의 대상으로 묘사하는 표현 △장애인을 초인 또는 감동의 원천으로 과장하는 표현 △장애인의 가족을 영웅 또는 죄인으로 보는 표현 △지적 장애인을 어린아이 취급하는 표현 등도 미디어에 자주 등장한다. 이 같은 표현들은 미디어 수용자에게 장애와 장애인에 대한 그릇된 편견을 심어줘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사회적으로 분리시키는 악영향을 초래한다.

장애인정보문화누리 관계자는 “장애인을 왜곡하는 등의 언론기사는 이제 많이 줄었지만 장애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용어 사용은 아직도 줄지 않고 있다”며 “미디어가 자발적으로 장애에 대한 인식을 바꿔나가는 한편 장애인과 관련한 용어를 순화할 수 있는 움직임을 본격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석기자 kjs@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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