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조절 안되는 인격장애…끔찍한 결말
분노조절 안되는 인격장애…끔찍한 결말
  • 정민지
  • 승인 2014.05.21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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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 여친 부모 살해 대학생, 사이코패스와 달라
모범생에 가까운 대학생의 비뚤어진 자기애와 분노가 한 가족뿐 아니라 본인에게도 돌이킬 수 없는 비극을 낳았다.

지난 19일 대구 달서구 상인동에서 발생한 헤어진 여자친구 부모를 잔인하게 살해한 J씨가 장학생에다가 동아리회장직을 맡는 등 겉보기에 건실한 대학생인 것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J씨는 지역 모 대학 동아리연합회장으로 4년 전액 장학생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헤어진 여자친구 K씨도 동아리연합회 활동을 같이 하면서 자연스럽게 알게 돼 사귀게 됐다. 그렇다면 왜 이같은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것일까.

전문가들은 2달 정도 사귀었던 K씨에 대한 집착이나 애정은 아니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주변에서 ‘욱하는 성질이 있다’는 평을 듣던 J씨는 사귀는 도중 술을 마시고 동아리 업무 문제로 K씨와 다툼을 벌이다 폭행을 한 적이 있다. 이후 K씨의 부모가 딸에게 손찌검을 한 사실을 알고 상주에 있는 J씨의 부모에게 찾아가 따지는 상황이 벌어졌다. K씨의 부모는 “앞으로 딸과 만나지 않게 해달라. 학교도 자퇴하라”고 얘기했다고 한다. J씨는 이후 4월 2일부터 갑자기 학교를 나가지 않게 됐고 J씨의 부모는 거의 매일 아들에게 문자를 보내 달랬다고 한다.

하지만 이별 후 2달여간 J씨는 분노를 키워가며 ‘복수’할 생각에 빠져든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자신이 지금까지 쌓아놓았던 대학생활과 본인의 대외 이미지, 자존심이 한꺼번에 무너진 것에 대한 앙심이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J씨는 전공 실습 등으로 알고 있었던 지식을 동원, 아파트 동 보일러 배관을 고치러 들어간다는 시나리오를 만들고 칼과 망치 등 흉기를 준비했다.

사귀었던 당시 K씨의 집에 가본 적이 있었던 J씨는 2달 전까지 K씨의 아버지가 일을 했기에 범행 실행 시간에는 집안에 없을 것이라 예상했던 것만이 변수였다. 살해된 K씨의 아버지는 최근 당뇨병으로 인해 다리가 불편해져 가게를 접었고 19일 오후 6시 20분께 집안에 머물러 있었다.

부부 살해 후 6시간, K씨 감금 9시간 총 15시간 동안 자신의 분노를 마음껏 푼 J씨는 “아무도 모를 것이라 생각”했던 본인의 자취방으로 돌아가 취한채 잠들었다.

21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범죄심리학자 표창원 소장은 “용의자는 교제 반대를 곧 자기 자신의 인격이나 존재에 대한 거절 그리고 무시로 받아들이게 되는 심리가 있다. 일반인과 다른 심각한 성격적, 혹은 인격적 장애가 있다”며 “계획적인 분노표출로 사이코패스와는 상당히 다른 유형이다”라고 전했다.

정민지기자 jmj@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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