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약에 소외된 외국인들 “투표할 마음 없어”
공약에 소외된 외국인들 “투표할 마음 없어”
  • 김지홍
  • 승인 2014.05.2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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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후보자들만 다문화 정책·공약 내놔

대구·경북 8천여명 투표율 한 자릿수 예상

“사회화합·글로벌 시대에 역행”지적
외국인과 외국인 귀화자 등이 늘면서 다문화사회가 정착되고 있지만,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출마 후보들이 다문화 사회를 위한 정책개발과 공약은 외면하고 있다.

29일 안전행정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1월 기준 대구와 경북에 사는 외국인(귀화자 포함)은 9만1천852명(대구 3만2천522명·경북 5만9천330명)이다. 전체 인구(대구 252만6천857명·경북 269만8천263명)의 1.8%다. 지난 2006년 12월(대구 1만7천104명·경북 2만4천568명)에 비해 외국인 주민 수는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외국인 수가 늘고 있는 현실에도 불구하고 이번 지방선거에서 외국인들을 위한 정책이나 공약을 내놓은 후보자는 찾아보기 힘들다.

지방 단체장, 의원 후보들의 소수를 위한 정책개발을 등한시 하는 이 같은 자세는 지역화합과 글로벌 시대에 역행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나마 일부 후보들만이 다문화사회를 위한 정책 또는 공약을 내놓고 있다.

대구시의원에 출마한 배지숙(새누리당·달서구 6선거구) 후보는 다문화가정과 청소년을 위한 지속적인 지원을 제도화하는 데 힘쓸 것을 약속하고 있다.

대구 남구의원 김현철(무소속·나선거구) 후보는 남구 미군부대 일대에 모여있는 외국인들이 운영하는 상점을 ‘외국인 거리’로 조성할 것을 제안했다.

후보들이 외국인들에게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으면서 외국인 유권자들 또한 지방선거 무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투표권을 가진 외국인은 대구와 경북에 1천868명(대구 964명· 경북 904명)이다. 결혼 등을 통해 한국 국적을 갖게 된 귀화자까지 포함하면 대구와 경북에서만 약 8천명으로 추정된다.

이들의 투표율은 한 자릿수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2010년 제5회 지방선거 당시 대구와 경북의 외국인 유권자 투표율은 3%대에 머물렀다.

우즈베키스탄 출신의 30대 A씨(남구 대명동)은 “투표권은 있지만, 외국인을 위한 공약이 아무것도 없으니 선거에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최병두 대구대 다문화사회정책연구소 운영위원은 “소수자에 대한 권리를 중요시하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돼있지만, 외국인에 대한 정책 등은 전혀 없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외국인들이 선거에서 소외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외국인 유권자가 선거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후보는 이들을 위한 정책을 개발하고 정부는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관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005년 8월 공직선거법 15조가 개정되면서 한국 영주권을 취득한 뒤 국내에 3년 이상 거주한 외국인은 지방선거에서 투표할 수 있다. 대통령과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아직 투표권이 없다.

김지홍기자 kjh@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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