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맞는다면 당장 도움 요청”
“실제로 맞는다면 당장 도움 요청”
  • 김지홍
  • 승인 2014.12.22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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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중부서 청소년경찰학교 체험프로그램

역할극 통해 학교폭력 문제점 스스로 깨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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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대구 청소년경찰학교에서 학생들이 역할극을 하고 있는 가운데 가해자 역할을 맡은 학생이 학교 친구를 괴롭히는 연기를 펼치고 있다. 김지홍기자
한 학생이 레슬링 흉내를 내며 다른 학생의 머리와 가슴을 때린 후 “야 너, 어제 내 문자 왜 씹었냐? 죽고 싶냐”고 윽박질렀다.

지난 18일 오전 대구 중구 태평로에 있는 대구청소년경찰학교 2층 무대에서 중학생 5명이 역할극을 펼쳤다.

이들은 학교 폭력 피해자를 비롯해 가해자, 방관자 등을 맡아 대본을 든 채 읽어내려갔다.

친구를 괴롭히는 역할을 맡은 학생은 친구의 얼굴을 잡거나 눈을 부릅뜨는 등 대본에 없던 애드리브를 하면서 위협을 주기도 했다. 피해 학생은 화가 난 기색이 역력했다.

피해자 역할을 했던 손재혁(14·청구중 1학년)군은 “기분이 너무 나쁘고, (가해자를)때리고 싶었다”며 “이런 일을 당하게 된다면 선생님이나 경찰관에게 도움을 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역할극은 신체와 언어폭력을 주제로 한 청소년경찰학교의 핵심 프로그램이다.

이날 이곳을 찾은 청구중학교 1학년 25명은 3개 조로 나뉘어 역할극과 조사·과학수사, 지역 경찰 직업 체험을 했다.

감식 장비와 특수 분말 가루를 이용해 자신의 지문을 채취하거나 경찰 외근 조끼와 모자를 착용하고 삼단봉과 수갑 등 경찰 장구를 직접 사용해보기도 했다.

대구 청소년경찰학교가 단순한 정보전달식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이 직접 참여하고 소통하는 체험 교육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대구 중부경찰서는 지난 6월 역전치안센터를 리모델링해 경찰학교를 열었다. 역할극을 통해 학생들이 학교폭력의 문제점을 스스로 인식하도록 돕고, 심리상담 등으로 청소년들의 심성을 치유하는 역할도 한다.

김상훈(39) 청구중 교사는 “요즘 학생들은 위기에 처한 친구를 보더라도 피해가 돌아올까 모르는 척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이 기회를 통해 학교폭력과 경찰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하면서 아이들의 올바른 사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학교의 모든 과정을 마친 학생은 카드형 USB 메모리(이동식저장장치)에 새겨진 수료증을 받고 ‘명예 경찰관’이 된다.

이곳에서 명예 경찰관 신분증을 받은 학생은 지금까지 모두 287명(초등 70·중등 210·고등 7)이다. 이들 가운데 39명은 실제로 학교 친구에게 폭력을 가했던 학생이다.

곽해룡 중부경찰서 아동청소년계장은 “앞으로 시 교육청과 지자체 등도 동참하면서 다양한 프로젝트가 지속해서 진행돼 청소년들이 바르게 자랄 수 있도록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청소년경찰학교는 대구를 포함해 전국 19곳에서 운영 중이다.

김지홍기자 kjh@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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