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생각해도
옥양목 빛이었다.
눈으로 듣는
우리나라 산천의 화답和答
숭늉에도 한 덩이 구름의 향기
애무당들 고운 남치마 속이
태백이나 지리산에 걸쳐
징징 남도 징소리를 낸다.
이제사 열리는 한 세상.
속눈썹이 길어서
칭칭 괴는 못물이 질펀하고,
부여나 삼한 때의
뻐근한 팔뚝바람이 뻗쳐
저렇게 향기롭고 귀하구나.
귀하구나.
▷경북 문경 출생. 1966년『문학춘추』『시문학』추천으로 등단. 현재 충주에서 시작활동을 하고 있는 시인. 무릇 시인이 모든 사물을 시의 소재로 삼고 있으나 `벼꽃’을 통해 벼농사 문화를 시로 형상화 한 작품은 드문 터이다.
우리의 선조들이 일궈온 벼농사의 역사는 물론 한민족의 얼이 담긴 옥양목 빛의 벼꽃에는 `숭늉에도 한 덩이 구름의 향기’가 배어 있음은, 가히 절창이라 하겠다.
이일기 (시인 · 계간 `문학예술’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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