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대출 2년 새 80조↑…‘숨은 폭탄’
자영업자 대출 2년 새 80조↑…‘숨은 폭탄’
  • 강선일
  • 승인 2015.09.20 16:5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계부채 증가율 2배 웃돌아

다중채무가구·1인 사업자 등

고금리 비중 높아 상환능력 악화
국내경제 위기의 ‘도화선’으로 작년말 현재 국내총생산(GDP) 대비 84%에 이르는 가계부채 문제가 급부상한 가운데 가계부채 부실의 새로운 ‘뇌관’으로 폭증하는 자영업자 대출 문제가 지적됐다.

최근 자영업자 생존률이 16.4%에 그치고 있다는 국세청 및 한국은행 등의 통계자료와 함께 지난해 세월호 침몰, 올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등으로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 대출이 가계부채 증가율의 2배 정도를 기록하며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는 때문이다.

20일 새정치민주연합 김관영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받은 국감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말 기준 국내 개인사업자의 대출 잔액은 229조7천억으로 전년대비 27조7천억(13.7%)이 늘었다. 이는 같은기간 가계부채 증가율 7.1%를 6.6%포인트나 웃도는 것으로 자영업자의 빚이 쌓이는 속도가 2배나 빠른 것으로 여겨진다. 또 자영업자들이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을 받아 사업자금으로 사용하는 점과 함께 작년 8월 주택담보대출 관련 규제 완화 및 지속된 한은 기준금리 인하 등을 감안하면 실제 규모는 더 많다는 것이 김 의원의 주장이다.

실제 신용정보평가기관인 나이스평가사가 작년 6월 기준 자영업자 대출이 499조로 집계한 것을 기준으로 전년대비 가계대출 증가율 2배를 적용해 자영업자 대출을 추산하면 588조원으로 추산된다. 또 한은이 2013년 3월말 기준으로 추정한 가장 최근의 자영업자 대출 통계인 451조원과 비교하면 2년3개월새 80조원이 증가한 셈이다.

이와 함께 현대경제연구원이 통계청 조사를 이용해 추산한 결과에서도 가계부채 중 자영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43.6%에 달하며, 가구당 부채규모도 1억원으로 임금근로가구의 5천169만원보다 2배 정도 많아 자영업자 대출이 가계빚 부실의 핵심 고리가 될 우려가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고용주 자영업자 부채는 2012년 1억9천145만원에서 2013년 1억8천799만원으로 줄어든 반면, 1인 사업자 부채는 같은기간 5천907만원에서 6천987만원으로 늘어나고, 자영업자 중 3건 이상의 금융대출이 있는 다중채무가구의 부채규모가 1억2천314만원에서 1억6천42만원으로 30.3%나 증가한 점 등을 감안할 때 고금리 추가 대출 등에 따른 채무상환 능력의 급격한 악화가 우려된다.

한은 및 국세청에 따르면 2004년부터 2013년까지 개인사업자 창업은 949만개, 폐업은 793만개로 자영업 생존률은 16.4%에 불과했다. 제한된 내수시장에서 영세 자영업자들끼리 경쟁으로 수익률 저하와 잦은 폐업이 이어진 때문으로 분석됐다.

대구지역의 경우 자영업체 수가 2009년 15만7천개에서 2013년 17만개 수준으로 증가세를 이어가며 2013년 기준 대구의 총사업체수 19만6천개 대비 자영업체 비중이 87.1%로 16개 시·도 중 두번째로 높다. 또 1인 자영업체 비중은 전체 자영업체의 절반 수준인 49.7%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더욱이 월평균 순이익 200만원 미만 자영업체가 3분의2 이상을 차지하고, 100만원 미만 업체도 38%를 차지할 만큼 영세한 실정이다.

김 의원은 “자영업자의 채무상환능력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한은이 통계 마련에 너무 손을 놓고 있는 것 아닌지와 함께 가계부채 문제를 ‘자영업자 부채 문제’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면서 “미국의 금리인상 등 대외 충격시 자영업자 부실위험의 큰 폭 증가가 예상되면서 규모 파악 및 통계 마련을 기초로 다중채무자, 고금리 대출 자영업자 가구 등에 대한 구조개선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강선일기자 ksi@idaegu.co.kr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