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약 사이다 피해자 “사건 당시 사이다가 문제인지 몰라”
농약 사이다 피해자 “사건 당시 사이다가 문제인지 몰라”
  • 김정석
  • 승인 2015.12.09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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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선 “피고인이 현장서 사이다 원인 지목”

국민재판 3일째…쏟아지는 증언
‘상주 농약 사이다 사건’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이 이뤄지고 있는 대구지방법원 11호 법정에서는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모두 13명의 증인이 출석했다. 사건 피해자인 할머니들과 현장을 목격한 마을 주민들, 국과수 관계자와 농약 전문가들이었다. 검찰과 변호인단은 최초 신고자, 피해자, 마을 주민, 행동분석 전문가, 사건 수사 경찰관 등 모두 18명을 증인으로 요청했다.

농약 사이다를 마시고 의식을 회복한 피해 할머니 4명 중 두 명도 증언에 나섰다.

M(84) 할머니는 지난 8일 여섯 번째 증인으로, S(65) 할머니는 9일 두 번째 증인으로 나서 당시 상황에 대해 증언했다. M 할머니의 심리 상태를 고려한 재판부는 증인석에 M 할머니의 아들을 함께 앉도록 했고, 아들이 할머니에게 질문 내용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신문이 이뤄졌다.

M 할머니는 “사건 당시 사이다 안에 뭐가 들어있는지 알았느냐”는 질문에 “나는 그날 거실에 들어간 것만 안다. 깨어보니 딸아이가 엄마를 부르며 울고 있었고 아무것도 몰랐다”고 답했다. 또 검찰이 “피고인 P(여·82)씨 말로는 M 할머니가 냉장고에서 사이다를 꺼낸 걸 분명히 봤고 그릇도 M 할머니가 갖고 왔다고 주장한다”고 말하자 “내가 그렇게 모를까봐 그러느냐. 난 사이다 먹으면 나만 꺼내서 먹지 남에게 주지 않는다. 술도 남 안 준다. 먹기 싫은 거 왜 주느냐”고 말했다.

이틀날 증인석에 오른 S 할머니는 사건 당일 마을회관에서 갑자기 몸에 이상증세를 느껴 마을회관 바깥으로 나간 과정을 자세히 진술했다.

S 할머니는 “(주방에서 감자를 씻던 중)몸이 내 맘대로 안됐다. 술 취한 사람처럼 아무 것도 안 보이고, 희한했다”며 “현관에서 A(최초 발견자)를 만난 것까지만 어렴풋이 생각나고 그 다음부터는 꿈처럼 느껴진다”고 당시 증세를 설명했다.

이와 함께 “평소에도 내가 감자를 가지고 회관에 가면 함께 감자를 깎고 냄비에 넣어 삶으면서 화투를 쳤다”며 “(사건 당일에도)화투를 치려고 했으니 다른 할머니들이 누워 잠을 잘 리가 없다”고 말했다.

피해 할머니들과 당시 현장을 목격한 마을 주민들은 모두 “사건 발생 당시에는 사이다가 문제인지 알 수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일부 증인들은 “피고인 P씨가 현장에서 사이다를 원인으로 지목했다”고 했다.

하지만 일부 증인들은 “마을회관 안에서 쓰러진 할머니들이 잠을 자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며 P씨의 진술과 반대되는 증언을 하기도 했다.

한편, 재판 나흘째를 맞는 10일에는 생존한 피해 할머니 중 H(78) 할머니와 L(89) 할머니가 건강 상태에 따라 증언에 나설 예정이다.

김정석기자 kjs@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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