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출장 전 한 표…신분증 대신 신용카드 ‘척’
해외 출장 전 한 표…신분증 대신 신용카드 ‘척’
  • 윤주민
  • 승인 2018.06.13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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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소 이모저모
투표용지 받고 나가려다 제지
여섯살배기 아이 손잡고 방문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실시된 13일, 대구지역 627곳에 마련된 투표장에선 선거법을 숙지하지 못해 제재를 당하는 유권자가 나타나는가 하면, 투표장을 착각해 헛걸음을 하는 장면이 잇따라 포착되면서 다양한 이야깃거리가 속출했다.

○…오전 6시 50분께 북구 침산3동 제1투표소인 침산3동 행정복지센터에선 투표참관인이 자신이 근무할 투표소를 착각하는 바람에 급히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참관인 이모씨는 칠성초와 침산중, 침산3동 행정복지센터를 차례로 방문했지만, 3곳 모두 헛걸음이었다. 참관인 명단에 자신의 이름이 없다는 말을 듣고 당황한 이씨는 결국 현장 사무원의 안내를 받아 원래 배정받은 침산2동 제2투표소로 이동했다.

○…대구 동구청 지하1층 민방위교육장에 마련된 제2투표소에서는 투표소를 찾지 못해 우왕좌왕하는 시민의 모습이 담겼다. 안내 표지판 위치가 애매하게 놓인 게 화근이었다. 민원이 제기되자 선거 사무원은 급히 표지판을 이동시킨 뒤 현장에서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안내했다.

○…이날 신분증을 지참하지 않거나 잘못 들고 오는 등 유권자들의 실수가 잇따랐다. 오전 8시 5분 대구 달서구 월성2동 제4투표소 월성초등학교에서는 한 50대 여성이 신분증을 요구하는 투표사무원에게 신분증 대신 신용카드를 내밀어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오전 5시 55분께 수성구 범어1동 제1투표소. 큰 짐가방과 캐리어를 든 한 남성이 나타나 유권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이 남성은 아시아 미식축구연맹 회장 박경규(70)씨로 한국 대표팀 경기가 치러지는 중국 하얼빈으로 출장을 가기 전 투표장을 찾았다. 박씨는 “민주주의는 투표의 힘으로 완성되는 만큼 출장을 가더라도 꼭 투표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히며 한 표를 행사했다.

○…선거법을 숙지 하지 못해 투표관리원의 제지를 받는 경우도 있었다. 오전 6시 30분께 수성구 범어1동 제1투표소를 찾은 이 남성은 투표용지를 받은 뒤 여자친구를 데리러 나가려다 투표사무원들에게 막혔다. 당황한 남성은 “투표용지를 받고 나가면 안 되는 줄 몰랐다. 죄송하다”며 재빨리 기표소로 방향을 틀었다.

○…반려견을 동행한 사람도 적지 않았다. 오전 8시 25분 한 40대 여성이 반려견인 ‘푸들’ 한 마리를 데리고 월성초(월성2동 제4투표소)를 찾았다. 이 여성은 투표관리관의 안내에 따라 반려견을 한 팔에 안고 투표에 임했다. 대구 동구 신암5동 제2투표소 동구청 지하1층 민방위교육장에서도 60대 여성이 반려견과 함께 투표장을 찾았다. 주인의 기다리라는 말에 반려견은 투표장 앞을 지켰고, 귀여움을 한몸에 받았다.

○…오전 8시 15분께 북구 칠성동 제5투표소인 침산1차푸르지오아파트에선 킥보드를 탄 여섯 살배기 어린이가 투표소 곳곳을 신기한 듯 둘러보는 장면이 목격됐다. 이현지(여·32)씨는 “어린 딸에게 투표장 공기를 느끼게 해주고 싶어서 아침 일찍부터 데리고 나왔다”며 “아이에게 좋은 경험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손녀·손자와 투표소를 찾은 유권자들은 투표사무원의 제재를 받아야 했다. 오전 8시 10분 한 70대 여성이 초등학생 손녀의 손을 잡고 월성초(월성2동 제4투표소)로 들어섰다. 할머니를 따라 기표소 안으로 들어가려던 여아는 투표사무원의 안내에 따라 기표소 밖에서 할머니를 기다려야 했다.

○…2030 유권자들은 투표용 도장 인주가 찍힌 엄지손가락을 들어 올리거나, 손가락으로 오케이(OK) 혹은 브이(V) 포즈를 취하며 ‘투표 인증샷’을 남겼다. 이날 오전 9시 30분께 북구 침산3동 제3투표소인 침산중학교에서 만난 대학생 홍혜영(여·21)씨와 최아라(여·21)씨는 투표를 마친 뒤 빨간 도장 인주가 찍힌 손목을 서로에게 자랑하듯 들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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