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묘서 유골 일부 훔친뒤 10억 요구
태광그룹 창업자의 분묘를 도굴해 유골을 훔친 뒤 금품을 요구한 도굴범이 경찰에 붙잡혔다.
포항북부경찰서는 28일 태광그룹 창업자 고 이임용 전 회장의 분묘를 도굴해 유골 머리 부분을 훔친 뒤 금품을 요구한 J(49.대전시)씨를 분묘발굴 및 유골 영득 등의 혐의로 검거, 조사를 벌이고 있다.
J씨는 지난 26일 오후 6시에서 밤 11시사이 포항시 북구 청하면 유계리 야산에 있는 이 전회장의 분묘를 파헤쳐 유골 머리 부분을 훔친 뒤 27일 오전 9시 그룹 본사 관계자에게 전화로 유골을 돌려주는 조건으로 현금 10억원을 요구했다.
이에 태광그룹측은 이 마을 주민 H씨에게 이 전 회장 분묘를 확인 시키도록 했으며, H씨는 분묘 확인 과정에서 도굴된 흔적을 발견한 뒤 관할 경찰서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그룹 본사에 협박 전화를 할 당시 자신의 신분을 밝힌 점을 토대로 전화추적과 CCTV를 분석한 결과 지난 1999년 울산과 2004년 충남 공주에서 발생한 롯데, 한화 그룹 가족 묘지 도굴사건 동일범의 소행으로 보고 추적해 이날 오후 2시 대전시 동구 모 아파트 주차장에서 J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J씨가 현재 단독범행 사실을 시인했지만 훔쳐간 유골 은닉 장소에 대해 함구하고 있어 유골을 찾는데로 보강 조사를 벌여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한편 J씨는 17살이던 1979년 절도와 횡령 등 혐의로 경찰에 처음 입건됐고, 1983년 특수강도 행각을 벌이는가 하면 지난 1999년과 2004년 대기업 가족 묘지를 도굴하다 복역한 뒤 지난해 11월 출소한 후 또 다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포항=김기영기자 kimky@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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