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태극전사에서 베워야 할 것들
밴쿠버 태극전사에서 베워야 할 것들
  • 승인 2010.02.25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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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 동계올림픽 시상식에서 참으로 감격적인 장면을 보았다. 스피드스케이팅 10,000m, 플라워 세리머니에서 2, 3위를 차지한 외국선수들이 금메달리스트 이승훈 선수를 번쩍 들어 올려 주는 전무후무한 장면을 연출한 것이다. 불굴의 투지로 똘똘 뭉친 새로운 챔피언을 진심으로 축하하는 의미였다.

밴쿠버 동계올림픽은 시작과 동시에 코리아의 축제무대로 변했다. 모태범과 이상화 선수가 남녀 500m에서 금메달을 휩쓸면서 한 나라에서 빙속 남녀 500m를 모두 석권하는 첫 기록을 세웠고 더욱 이상화는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여자 빙속 정상에 올랐다.

남자 5000m 은메달의 이승훈은 24일 빙상 마라톤이라고 할 스피드 스케이팅 10,000m에서 올림픽 신기록을 작성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던 김연아의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도 세계최고점수로 1위를 기록하며 26일에 있을 프리스케이팅 금메달사냥을 준비 중이다.

마치 한국의 태극전사들이 금 노다지를 캐고 있는 착각을 하게 되지만 금메달 홍수 못잖게 가슴을 뜨겁게 해 주는 사연도 있다. 특히 `가난도 시련도 이승훈 `빙상 의지` 꺾지 못했다’는 기사가 지면을 수놓고 있듯이 이승훈은 말 그대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이승훈은 초등학교 1학년부터 스케이트를 시작했지만 4학년 때 외환위기로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하면서 가세가 기울어 마침내 자동차까지 처분하자 운동을 그만두라고 설득했다고 한다. 하지만 어린 이승훈이 ’혼자 새벽에 일어나 버스 타고 링크 장에 가겠다.`며 굽히지 않자 결국 아버지가 하는 데 까지 해 보자며 손을 들었을 정도다. 99%의 땀이 성공의 비결이라고 한 에디슨의 말 그대로다.

버스를 타고 하루도 빠짐없이 아이스링크 장을 찾는 아들을 위해 아버지는 하는 수없이 중고차를 구입해 아들의 뒷바라지를 했다고 한다. 한국체육대에서 쇼트트랙 선수로 활약하기 까지 긴 세월 동안 안현수 이호석 등 기라성 같은 스타들에 가려 빛을 보지 못한 터에 지난해 4월에는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하는 비운까지 겹쳤다. 그러나 이승훈은 포기하지 않고 다시 스피드스케이트로 전향했고 짧은 시일에 국가대표로 선발될 만큼 기량을 닦았다. 그것이 오늘의 영광으로 이어진 것이다.

그는 남의 스케이트화를 빌려서 연습을 시작했을 정도로 가장 척박한 환경에서 칠전팔기의 투지로 일어선 투지의 젊은이다. 이상화 선수도 170kg의 역기를 들면서 남자들보다 더한 훈련으로 금메달을 낚았다. 지옥을 넘나드는 훈련으로 젊음을 불태운 태극전사들이 ”하면 할 수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우리 모두에게 보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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