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빠진 九龍池에
아버지가 술에 취해서 兄 이름을 부르는데
달래던 어머니마저
울음을 노랗게 일그러뜨리고 있었다
지금쯤이면 돌무덤 안에서
관도 없이 살점 흘러내렸을
兄, 한동안 알의 껍데기에서
애벌레로 기어 나와 날개를 끄집어내더니
끙끙거리며 달로 스며들었다가
다시 달빛이 되어 있었다
구룡지 수면은 그렇게 다려지고
수평의 물에 둥둥 더워진 달
끝내 아버지, 소리 없는 울음은
물너울에 가려진 계수나무 쪽배를
어머니 쪽으로 떠밀고 있다
◇오상직= 경북 의성 출생, 亞細亞文藝 詩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 형상시문학회원, 아송문학회 대구지역장, 세계모덤포엠 작가회, 낙동강문학 동인.
<해설> 옛날에는 어린 자식이 세상을 떠나면 독에 넣어 돌로 묻거나 돌돌 말아서 돌무덤을 만들기도 했다. 그에 부모는 달덩이 같은 자식을 평생을 가슴에 묻고 사는 것이다. 더구나 그곳이 수몰지역이 되었다면 겨우 잊힌 기억들이 살아나 그 아픔 더했으리라 하늘나라에서도 쪽배를 밀고 계신 걸 보면. -정광일(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