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은 보수대통합을 이룰 수 있을 것인가?
자유한국당은 보수대통합을 이룰 수 있을 것인가?
  • 승인 2019.11.11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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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화 변호사·전 대구고등법원 판사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며칠 전 기자회견을 자청하여 보수대통합을 주장하며 자유민주주의를 주창하는 어떤 세력과도 통합을 논의하겠다고 하였습니다. 내년 총선거를 승리하기 위하여 보수통합이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자유한국당, 우리공화당, 바른미래당 국회의원들 중 유승민계 등으로 보수는 나뉘어져 있습니다. 각 당들이 보수를 위하여 어떠한 구분되는 주의를 펼치는지 그 차이를 확인할 수는 없습니다.

주의·주장 차이 보다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구속에 대한 입장 차이로 구분될 수 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은 역사상으로 잘못된 것으로 되돌려야 한다는 우리공화당의 입장에 대하여, 유승민은 탄핵은 정당했고 여기에 대하여 어떠한 부정도 할 수 없다는 명확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자유한국당은, 특히 황교안 대표는 탄핵에 대한 명확한 입장 표명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이 시점에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거론하지 말자’는 취지의 어정쩡한 자세를 취하고 있습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 중 탄핵을 적극적으로 지지하였고 탈당했다가 복당한 김무성 의원, 주호영 의원 등이 있는 반면에 탄핵에 대하여 침묵했던 의원들도 상당수 있는 것이 역시 현실입니다. 이런 당 내의 복잡한 구도로 인해 아직 박 전 대통령의 탄핵 문제를 정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자유한국당의 현재 시점에서의 근본적인 문제입니다.

이는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중에 ‘친박’으로 분류되어 자신의 정치적인 기반은 전무했지만 오로지 박 전 대통령의 후광과 지지로 당선된 의원들이 상당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마이뉴스 박근용 기자의 2019. 11. 10.자 기사인 ‘박근혜의 사람을 당선시켜라… 엄청난 돈이 오가다’라는 제목의 기사 내용에 의하면 자금까지의 국정농단 사건의 판결문 등을 기초로 확인해 보면 ‘친박’ 의원을 당선시키기 위하여 박 전 대통령과 당시 청와대가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렇게 당선되었는데도, 특히 대구·경북 국회의원들 상당수가 아직도 한 명도 빠짐없이 국회의원직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고, 하물며 황교안 대표를 옹립하면서 사실상 당의 주도권까지 장악하고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자유한국당은 개혁은 커녕 조그만 변화조차 시도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되고 만 것입니다. 황 대표 역시 박 전 대통령의 탄핵과 구속 당시에 국무총리로 있으면서 권한 대행으로 그대로 그 자리를 유지하다 보니 탄핵에 대하여 정반대로 주장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탄핵을 적극 지지할 수도 없는 태생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당시 국무총리를 사임하고 다시 자유한국당 대표로 왔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만시지탄의 아쉬움이 있습니다.

황 대표 체제에서 자유한국당은 내년 20대 총선을 치룰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러니 황 대표가 이 상황을 정리해야지만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고, 황 대표도 대통령이 되는 개인적인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정답은 명확합니다. 보수대통합도 자연스럽게 황 대표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지킬 수 있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황 대표가 이런 난국을 헤쳐 나갈 수 있을까요? 정답은 탄핵에 대한 명확한 입장 표명과 대대적인 공천 물갈이를 통해 새로운 자유한국당을 만들어야 한다는데 있습니다.

우리공화당과 유승민은 같이 갈 수 없습니다. 자유한국당이 이 두 세력을 두고 순간 이익을 염두해 우왕좌왕하다가는 내년 총선거에 힘 한 번 못 써보고 참패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어떤 것이 더 정파적으로 이익이 되는지 살폈지만 이제는 시간이 별로 없습니다.

이번 박찬주 전 대장 영입 문제처럼 당 대표의 리더쉽에 언제든지 도전하고 이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게 되면서 당 내에서 황 대표 입지가 좁아지는 상황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단순히 보수대통합을 외치는 것에 나아가 박 전 대통령의 탄핵과 구속에 대하여 명확한 입장을 하루 속히 밝히고 그 세력을 중심으로 강력한 리더쉽을 발휘하여 새로운 인물들로 새로운 자유한국당을 만들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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