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FC, 기쁨도 잠시…다가올 ‘연봉대란’ 어쩌나
대구FC, 기쁨도 잠시…다가올 ‘연봉대란’ 어쩌나
  • 석지윤
  • 승인 2020.01.02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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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 향상에 연봉 인상 불가피
시민구단 열악한 재정 감당 안돼
핵심 공격수 세징야 수성 난항
조현우 잔류보단 이적에 무게
김대원·정승원 등 인상 예상
조현우
조현우
세징야1
김대원
에드가
에드가
정승원
정승원
정태욱
정태욱


프로축구 대구FC가 ‘연봉대란’을 겪을 전망이다.

대구FC는 지난해 창단 17년만에 처음으로 AFC 챔피언스리그(AFC)에도 진출했다. K리그 1에서도 역대 최고성적인 5위를 차지하는 등 각종 지표에서 새역사를 쓰면서 인기구단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런 성적 뿐만 아니라 조현우에 이어 김대원·정승원·정태욱(이상 23세 이하 국가대표팀), 고재현(20세 이하 국가태표팀) 등 연령별 대표 선수들을 대거 배출했다. 이 선수들은 FIFA U-20 월드컵, 2019 두바이컵 등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치면서 축구팬들의 관심의 대상이 됐다.

대구는 지난시즌 성적은 물론 숙원이었던 전용구장 시대를 열면서 K리그에서 주목받는 구단이 됐다. 지난해 1월 축구전용구장 ‘DGB대구은행파크’와 4월 클럽하우스가 완공되는 등 완벽한 기반시설을 갖추게 됐다. 이런 호재들이 겹치면서 대구는 지난해 일약 K리그 1 인기구단으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구단의 상황은 표면적으로는 잔칫집 분위기지만 실제 사정은 걱정이 태산이다. 가장 큰 이유는 치솟고 있는 주전 선수들의 몸값을 감당할 방법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주전 선수들 대부분의 연봉인상이 불가피해진 상황이지만 지원을 요청할 모기업이 없는 시민구단으로서는 여력이 없어 어려운 상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대구 선수단 연봉 총액은 49억9천564만 원이다. 군인 팀 상주상무를 제외한 K리그 1 11개 팀 가운데 10번째에 해당한다. 1부리그에서 대구보다 선수단 임금 규모가 작은 팀은 시민구단인 성남 뿐이다. 선수단 평균 연봉은 1억1천101만 원으로 K리그 1 11개팀 가운데 가장 적고 2부리그의 부산, 전남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실제로 이런 열악한 재정 때문에 이근호, 하대성, 오장은 등 국가대표급 선수들과 에닝요, 펑샤오팅, 에델 등 수준급 외국인 선수들을 육성하고도 돈 싸움에서 밀려 매년 시즌 종료 후 자금력이 좋은 기업구단에 주전 선수들을 뺏기는 악순환을 겪어왔다.

이와 관련해 대구FC 관계자는 “선수들의 연봉 협상이 벌써부터 걱정이다. 대구시 등 여러 방면을 통해 예산을 확보에 도움을 요청할 계획”이라면서 “지난시즌 선전으로 구단의 가치가 높아진 점을 활용해 추가로 스폰서 유치 등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는데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손을 내밀 곳은 대구시 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이마저도 최근의 경제상황을 감안할 때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이번달부터 시작될 ‘연봉 협상’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현재 대구의 ‘연봉대란’을 주도하고 있는 선수는 세징야와 조현우다. 세징야는 최근 복수의 해외 구단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해 초 계약 연장으로 인해 계약기간이 2년 남아있지만 매년 연봉계약을 하기 때문에 의견차가 클 경우에 프로축구연맹에 중재신청을 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대구의 외국인 선수 연봉 총액은 13억4천872만 원으로 국내 구단들 가운데 8번째에 불과한 수준이다. 2년 내 K리그 우승 도전을 선언한 대구로서는 구단으로서 지급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연봉을 약속하면서 핵심 전력인 세징야를 수성하겠다는 입장이 강경하다. 하지만 세징야가 해외 구단들의 파격적인 연봉 제안을 뿌리치고 대구에 남을지는 미지수다. 경우에 따라서 대구는 세징야를 해외로 보내고 이적료를 챙기는 차선책을 선택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시즌 중 부상으로 자리를 비우면서도 리그 두 자리수 득점과 팀 내 공격포인트 2위를 기록한 에드가(정규리그 24경기 출장 11득점 4도움)도 연봉인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일찌감치 해외진출을 선언한 조현우의 경우는 현재로서는 제의가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1일부터 FA자격을 얻은 조현우는 해외 이적 시 이적료가 발생하지 않지만 국내 타 구단 이적 시 약간의 보상금이 발생한다. 구단은 2018년 아시안게임 직후부터 꾸준히 1~2년가량 계약 연장을 요구해왔지만 조현우 측은 명확한 의사를 밝히지 않은 채 침묵으로 일관하며 협상 테이블을 차리지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현우는 결국 아무런 결론도 내지 못한 채 지난해 12월 23일 군사훈련을 위해 훈련소에 입소했다. 1월 중 조현우가 퇴소하면 원소속구단과의 우선협상 기간도 종료된 상황이라 국내 타 구단과의 접촉·계약도 가능해진다. 현재로서는 이미 울산현대와 계약을 마치고 발표 시기를 조율중이라는 소문까지 나돌면서 사실상 대구 잔류보다는 이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 상황이다.

이외에도 지난시즌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K리그에서 주목받는 선수로 부상한 김대원, 정승원, 정태욱, 황순민, 홍정운, 김우석 등 국내선수 대부분도 인상 요인을 갖추고 있다.

역대 최고 성적의 기쁨도 잠시. 돈 걱정에 시름이 깊어진 대구FC가 올 겨울 ‘연봉 한파’를 어떻게 날 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석지윤기자 aid1021@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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