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특별대담] 이효수 前 영남대 총장, “文 정부 정책 기조, 친기업·친시장 정책으로 전환해야”
[신년 특별대담] 이효수 前 영남대 총장, “文 정부 정책 기조, 친기업·친시장 정책으로 전환해야”
  • 홍하은
  • 승인 2020.01.07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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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강국으로 갈 수 있는 최대의 호기 놓치고 있어
소득주도 성장은 한국 특성상 성공할 수 없는 정책
가계부채 1천500조…부동산 공황 발생 땐 금융위기
스스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Y형 인재 양성 힘써야
창의적 지식의 생산·활용능력 극대화할 환경 필요
 
7일 오전 대구 동구 대구신문 본사에서 이효수 전 영남대 총장과 윤덕우 대구신문 주필 겸 편집국장이 신년 특별대담을 진행하고 있다. 전영호기자 
7일 오전 대구 동구 대구신문 본사에서 이효수 전 영남대 총장과 윤덕우 대구신문 주필 겸 편집국장이 신년 특별대담을 진행하고 있다. 전영호기자 

 

한국경제는 내수부진과 수출감소가 지속되고 있으며 미·중 무역갈등과 한·일 수출규제 등 대내외 환경의 불확실성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이 때문에 올해의 화두도 단연 ‘경제’이다.

정부에서는 새해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기업 등 현장에서는 여전히 우리나라 경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대구신문은 새해를 맞아 7일 오전 본사에서 한국의 대표적인 경제학자 이효수 전 영남대 총장과 특별대담을 진행, 한국경제를 진단하고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경제정책 방향을 모색하고자 한다.


윤덕우 대구신문 주필 겸 편집국장(이하 윤): 최근 이효수의 블로그 ‘이효수 경세제민’에서 한국경제에 대해 크게 두 가지 관점에서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지속적으로 지적하고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의 전환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이효수 전 영남대 총장(이하 이) : 그렇다. 하나는 국가 경제의 비전과 국가 경제정책의 기조에 관한 문제인데, 잘못된 정책 기조로 인해 선진 경제강국으로 갈 수 있는 단군 이래 최대의 호기를 놓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잘못된 정책수단으로 인해 정책 효과가 정책목표와 반대로 나타나는 정부의 정책 실패가 거의 모든 정부 경제정책에서 거듭되고 있다는 점이다.

: 또한 소득주도 성장정책 도입단계에서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소득주도성장정책을 비판해왔다.

: 소득주도성장은 국제무역을 하지 않는 폐쇄경제에서나 가능한 것이다. 한국과 같이 해외 의존도가 매우 높은 완전 개방경제체제에서는 성공할 수 없는 정책이다. 정부는 소득주도성장정책으로 분배를 개선하고 내수시장 확대를 통해 성장할 수 있다면서 최저임금을 급격하게 인상했다. 한국에선 생계형 자영업자와 생존형 중소기업에 최저임금 노동자가 밀집 분포해 있어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일자리 붕괴를 가져와 성장과 분배를 모두 악화시킨다는 점을 꾸준히 강조하면서 정책 기조의 전환을 요구해왔다. 소득주도성장정책은 효과가 정책목표와 반대로 나타나는 정책 실패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 문재인 정부는 취임 후 무려 18개에 달하는 부동산 정책을 쏟아냈다. 교수님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도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해왔던데.

: 문재인 정부는 주택 가격 안정을 목표로 여러 가지 부동산 정책을 쏟아내고 있는데, 정책수단은 크게 대출 규제, 세금 중과, 분양가 상한제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문제는 정부의 정책들이 한결같이 규제 일변도 정책으로서 정책 목표와 달리 서울의 주택 가격을 오히려 상승시킬 위험성이 높고 현금 보유 부유층에게 유리한 정책이라는 것이다. 이런 정책으로 오히려 서울과 지방의 자산 가치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중산층을 붕괴시키며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의 꿈을 앗아갈 가능성이 더 높아지고 있다. 또 건설경기 악화로 일자리 창출을 어렵게 하고 있다. 이보다 더 위험한 것은 각종 규제정책들이 서울지역의 부동산 공급량을 크게 줄이면서 집값 상승의 기대 심리를 크게 자극해 부동산 거품을 더 크게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인구절벽에 접어들고 주택보급률이 103.3%인 상황에서 아파트 가치에 대한 기대 심리가 꺾이는 순간, 부동산 버블이 터지면서 부동산 공황이 발생할 수 있다. 가계부채가 1천500조가 넘는 상황에서 부동산 공황이 발생하면 금융위기를 촉발시킬 수 있다.
 

신년대담7
7일 오전 대구 동구 대구신문 본사에서 이효수 전 영남대 총장과 윤덕우 대구신문 주필 겸 편집국장(사진 왼쪽)이 신년 특별대담을 진행하고 있다.전영호기자 

: 그렇다면 경제정책 기조를 어떻게 바꿔야 하나.

: 반기업·반시장 정책은 한국경제를 수렁으로 빠뜨릴 것이다. 정부는 절대로 시장만큼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제4차 산업혁명, 창조경제 선도 경쟁에서 밀리게 되면 한국경제는 회복하기 어려운 위기에 빠지게 된다. ‘기회를 선용하지 못한 국민에게 역사는 복수를 했다’라는 라스키 교수의 말을 명심해야 한다. 단군 이래 최대 호기를 잡기 위해서는 창조경제 생태계 조성에 주력해야 하며 경제를 더 이상 수렁으로 빠뜨리지 않기 위해 친기업·친시장 정책으로 정책 기조를 전환해야 한다.

: 제4차 산업혁명은 세계경제포럼 회장 클라우스 슈밥이 처음 밝힌 것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그런데 실은 클라우스 슈밥보다 2년 앞서 발간된 교수님의 저서 ‘창조경제’에서 세계 최초로 제4차 산업혁명을 다뤘다. 또 제4차 산업혁명에 의해 산업경제에서 창조경제로 경제발전단계가 이행하고 있다는 것을 밝혔는데 이 책을 영어로 출판했으면 어땠을까.

: 만약 ‘창조경제’를 영어로 출판했으면 국제사회에 한국이 4차 산업혁명을 선도적으로 인식한 국가로 알려졌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 한국은 선진 경제강국으로 갈 수 있는 단군이래 최대의 호기를 맞고 있다고 주장했는데 그 근거는 무엇인가.

: 현재 우리는 제4차 산업혁명으로 산업경제에서 창조경제로 경제발전단계가 이행하는 인류 문명사적 대전환기에 살고 있다. 농업경제 시대에는 토지가 핵심 생산요소였고 산업경제시대에는 자본과 노동이 핵심 생산요소였다. 한국은 국토가 협소하고 후발 산업국가로서 자본력이 약했기 때문에 농업경제 시대와 산업경제 시대에 세계경제의 중심이 되는데 근본적인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제4차 산업혁명 및 창조경제 시대는 ‘창의적 지식’이 핵심 생산요소이다. 한민족은 우수한 두뇌를 갖고 있고 인류 문명사적 대전환기에 접어든 지금이야말로 한국이 선진 경제강국이 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 한국이 이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것인가?

이 : 제4차 산업혁명·창조경제가 저절로 찾아오는 것이 아닌데 한국은 여전히 산업경제 패러다임에 갇혀 있다. 산업경제 패러다임으로 제4차 산업혁명·창조경제를 일으킬 수 없다. 저서 ‘창조경제’를 통해 산업경제와 창조경제 패러다임의 차이를 구별했으며 창조경제 환경 및 생태계 조성의 필요성과 그 방법을 제시했다. 창조경제 환경 및 생태계의 9대 요건 가운데 한국은 ICT 인프라를 제외한 나머지 요건들은 매우 취약한 상태이다.

: 그렇다면 제4차 산업혁명·창조경제의 선도국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 제4차 산업혁명·창조경제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핵심 생산요소인 창의적 지식의 생산 및 활용 역량을 극대화해야 한다. 한민족은 매우 우수한 두뇌를 갖고 있다. 물론 머리가 좋다고 해서 모두 창의적 지식을 생산할 수 있는 창의적 인재가 되는 것은 아니다. 현재 한국은 초등학교에서 대학교에 이르기까지 표준화된 지식을 암기시키는 복사(Xerox)형 인재 즉, X형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스스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산출(Yields)형 인재인 Y형 인재를 양성할 수 있도록 교육개혁을 해야 한다.

쉽게 말하면 X형 인재는 교사의 지식을 그대로 학생에게 복사하는 것이다. 시험문제 답도 쓰여진 답을 그대로 써야 점수를 받을 수 있다. 반면 Y형 인재의 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문제의식과 해결방법인데, 예를 들어 고용률이 낮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생들은 관련 통계를 찾아 어떤 변수를 고려해 어떻게 분석해야 하는가를 교육하는 것이다.

인간은 절대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할 수 없다. 유와 유를 결합해서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이 창조경제이다. 즉 지식과 지식을 결합해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 한다. 창의적 지식의 생산과 활용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저의 저서 ‘창조경제’에서 논의하고 있는 제4차 산업혁명·창조경제 생태계 9대 요건을 더 늦지 않게 시급하게 조성해야 한다.

: 문재인 정부가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 대신 제4차 산업혁명을 강조하고 있다.

: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 모두 잘못 이해하고 잘못 접근했다. 박근혜 정부는 창조경제를 잘못 접근했고 문재인 정부도 제4차 산업혁명·창조경제를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정부는 창조경제가 영국이나 이스라엘 심지어 박근혜 정부가 창안한 것처럼 국민들이 인식하게 만들었다.

창조경제는 제4차 산업혁명에 의해 산업경제에 이어 나타난 새로운 경제발전단계이자 ‘창의적 지식’을 핵심 생산요소로 하는 경제이다. 제4차 산업혁명은 기술혁명이고, 창조경제는 4차 산업혁명에 의한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으로, 반드시 함께 가야한다. 최근 세계경제포럼(WEF) 및 국제연합무역개발회의(UNCTAD)는 주요 선진국 정부들이 창조경제를 새로운 성장 동력과 일자리 창출의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다는 ‘창조경제 조사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구글,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의 5대 테크(Tech) 회사의 시가 총액이 5조 달러로 세계 경제 3위인 일본의 GDP와 맞먹는다는 자료가 나왔다. 제4차 산업혁명·창조경제를 선도한 미국이 다시 세계 경제의 주도권을 장악했다는 얘기다.

: 문재인 정부는 제4차 산업혁명과 혁신성장을 강조하고 있는데 어떻게 평가하나.

: 지금 방식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혁신성장은 매우 모호한 개념인데, 인류 역사 자체가 혁신의 역사이다. 무엇을 어떻게 혁신하겠다는 것인가? 혁신성장의 주체는 국민인데 정작 국민들은 정부의 혁신성장을 모르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처럼 국민들 사이에 정부의 비전과 정책에 대한 가치 공유가 되어 있지 않다. 문재인 정부는 창조경제를 기피하고 제4차 산업혁명만 강조해 인공지능(AI) 등 기술만 강조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인공지능을 강조하면서 정작 인공지능을 이용한 새로운 산업들은 각종 규제에 막혀 싹도 제대로 틔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단순히 기술이 아니라 창의적 지식의 생산 및 활용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환경이다. 사막에선 꽃을 피울 수 없다. 사막에서 꽃을 피우려면 꽃을 피울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해줘야 한다.

: 교수님은 한국의 대표적인 노동경제학자로 알려져 있는데 ‘이효수 블로그’에서는 인재주의 경제학자로 되어 있다.

: 가계, 기업, 국가 경제의 중심은 사람이다. 경제는 사람에 의해서 영위되고 있고 사람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다. 자본주의가 발달하면서 기업 경영이나 국가 경제에서 인재 중심이 아니라 자본 중심의 사고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기업이나 국가의 경쟁력이 자본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 같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사람에 의해서 결정된다. ‘문제는 자본이 아닌 사람이다.’ 이것의 저의 경제철학이다. 특히 제4차 산업혁명에 의한 창조경제 시대에는 인재가 기업 및 국가의 경쟁력을 결정한다. 자본주의에서 인재주의로 이행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대담 진행=윤덕우 주필 겸 편집국장

정리=홍하은기자 haohong73@idaegu.co.kr

 

◇이효수 전 영남대 총장은?

이효수 전 영남대 총장은 한국의 대표적인 노동경제학자이자 인재주의 경제학자이다. 한국학자로서 보기 드물게 노동시장 및 고용관계에 관한 이론들을 발표하면서 국제노동고용관계학회 아시아 대표 이사, 고문, 국제자문위원 등을 역임하는 등 국제적으로 활동했으며 한국노동경제학회 회장, 한국고용노사관계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이 전 총장은 2014년에 저서 ‘창조경제’을 발간해 세계 최초 ‘제4차 산업혁명’의 도래를 밝혔다. 자신의 ‘산업혁명론’에 기초한 새로운 ‘경제발전단계설’을 전개하면서 4차 산업혁명과 창조경제에 기초한 선진 경제강국의 길을 제시하고 있다.

또 스스로 ‘인재주의 경제학자’로서 인재를 경제의 중심에 둬야 한다는 경제철학을 강조하며 ‘Y형 인재에 투자하라’, ‘인재주의 경제학’ 등 저서를 발간해 새로운 교육 시스템을 제안하고 있다. 현재 이 전 총장은 이효수의 블로그 ‘이효수 경세제민’을 통해 끊임없이 세계경제 흐름과 한국경제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정책대안들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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