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은 불나도 ‘속수무책’
시각장애인은 불나도 ‘속수무책’
  • 김수정
  • 승인 2020.01.22 2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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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역 공공시설 가보니
비상대피용품 점자 미표기
대피로 안내 유도블록 없어
실질적인 매뉴얼 수립 요구
겨울철 화재 사고가 빈번한 가운데 대구 곳곳에 마련된 비상대피용품 등에 점자표기가 없어 비상 시 시각 장애인들의 이용 불편이 우려된다.

22일 찾은 대구지역 각종 공공장소에는 점자표기가 제대로 마련된 비상대피용품과 안전시설을 찾기 어려웠다.

대구도시철도는 역사 내에 화재 등 비상시를 대비해 인명구조함을 마련해 놓았다. 인명구조함에는 재난 상황 발생 시 착용할 수 있는 화재용 마스크와, 공기호흡기, 물수건 등이 구비됐다. 또 벽면에는 비상시 피난동선을 나타낸 피난안내도가 마련됐고, 열차 내에는 비상시 문을 수동으로 열 수 있는 ‘비상코크’가 설치됐다.

해당 비상대피용품 등은 비상시를 대비해 모든 시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마련됐지만 정작 시각장애인들의 이용은 어려운 실정이다. 인명구조장비함의 경우 철제 캐비넷 안에 마련돼 비상시 촉각만으로 비상대피용품이 담겼다는 사실 조차 알아내기 어렵다. 피난안내도 역시 점자표기가 없으면 시각장애인들에게는 무용지물이고, 비상코크도 평소 익숙치 않은 시각장애인에게는 조작이 쉽지않다.

범어역 등 일부 지하도에도 시민들이 비상시 사용할 수 있도록 인명구조기구함을 상시 구비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용구함 역시 촉각만으로는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 추측하기 어렵다. 지자체에서 마련한 도서관 등에도 점자 표기가 마련된 피난도 등은 없었다. 특히 바닥에 점자블록이 설치되지 않은 건물의 경우 화재시 시각장애인들의 대피가 더 우려되는 상황이다.

대구시각장애인연합회 관계자는 “비상대피도에 점자 표시가 없는 경우가 대다수라 비상시에 시각장애인이 난감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면서 “최근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복지가 개선이 되고 있는만큼 비상대피용품의 점자 표기도 확대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구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매년 시각 장애인 분들을 초청해 소화기 사용법, 화재대피훈련에 나서는 등 시민 안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시각장애인들의 안전에 보다 효과적인 방안이 있다면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대구시각장애인연합회에 따르면 연합회에 등록된 시각장애인 회원 수는 2천500여 명이다. 등록을 하지 않은 인구를 고려했을 때 대구 지역의 전체 시각 장애인 수는 약 1만 5천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김수정기자 ksj1004@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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