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독선의 극치…이런 정권은 처음”
“오만·독선의 극치…이런 정권은 처음”
  • 윤정
  • 승인 2020.01.27 21: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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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정부 브레이크 없는 폭주에 ‘질려버린 TK 설민심’
“비판적 세력 수용할 줄 몰라
나라가 이상한 방향으로…”
검찰 인사 등 놓고 분노 폭발
현역 물갈이 ‘기대반 우려반’
보수 통합 부정적 기류 우세
대구·경북(TK) 설 민심의 화두는 70여일 앞으로 다가온 ‘4·15 총선’ 이슈와 문재인 정부의 국정 수행에 대한 혹평과 비판이 봇물을 이뤘다.

특히 자유한국당 지지세가 강한 TK 민심은 총선 불출마, 공천 물갈이 폭, 보수대통합 성사 여부, 총선 판도 등에 깊은 관심을 드러내며 이번 총선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TK 민심은 문재인 정부에 등을 돌린 모습이다. 공수처법(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법)과 준연동형 선거제의 일방적 통과는 물론 청와대와 정권을 수사한 검찰 지휘부의 좌천성 인사, 23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기소하라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지시를 무시한 이른바 ‘검찰 하극상’ 사건 등 ‘윤석열 검찰’에 대한 전방위적인 압박을 소재로 현 정부에 대한 실망과 분노를 가감 없이 표출했다. 특히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의 부동산 매매 허가제 발언에는 아연 실색하는 분위기다.

달서구에 사는 50대 김모 씨는 “(설에 모인) 가족들 대부분이 문재인 정부 들어선 뒤 나라가 뭔가 이상한 방향으로 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며 “비판적 세력을 전혀 수용할 줄 모르는 오만과 독선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40대 장모 씨도(달성군) “검찰 수사를 이렇게 집요하게 방해하는 정권은 처음 봤다”며 “이러다가 정권이 끝난 뒤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불을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매매 허가제 검토 발언은 실현될 가능성이 전혀 없지만 정권 핵심부 인식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TK 설 밥상머리에 총선 이야기는 핵심 이야깃거리였다.

한국당 TK 현역 의원들은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의 TK 현역 의원 50% 이상 공천 물갈이 방침과 24일 실체 없이 흘러나온 TK 현역 70% 교체 ‘살생부’, 당 지지율보다 낮은 의원 컷오프설 등 전방위 압박에 ‘속수무책’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총선 때마다 TK에서 대폭적인 물갈이를 하는 바람에 중진보다는 초선 의원들만 양산해 국회 내 영향력이나 예산확보에 악영향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TK 의원은 “TK 지역 초선 비율이 다른 지역에 비해 절대적으로 높은 상황에 또 공천 물갈이를 대폭적으로 한다고 한다. 왜 TK 의원만 불이익을 감당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선거 때마다 초선만 양산해서는 지역에 큰 정치인이 만들어질 수 없고 장기적으로도 지역 발전에 도움이 안 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당의 핵심 요직이나 국회 상임위원장 정도 하려면 초·재선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특히 예산확보 과정에서 밀어붙이는 동력이 약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TK 지역구 의원 19명 중 12명이 초선으로 63%에 이르고 있다. 반면 전체 한국당 지역구 의원 91명 중 초선은 26명으로 28.6%에 불과하다.

그러나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누군가는 탄핵사태 등 보수궤멸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한국당 텃밭인 TK 의원들이 물갈이 되면 인적 쇄신에 대한 명분이 생긴다”라며 “다소 억울한 측면이 있더라도 어쩔 수 없는 일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수성구 범어동에 사는 한 40대 유권자도 “올 설날 연휴 기간에 총선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며 “TK에는 초선 비율이 높지만 현역 의원에 대한 물갈이 욕구가 강한 것도 사실이다. 존재감이 부족한 것도 한몫 했다”고 말했다.

현재 논의중인 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과의 보수통합에 대해서는 대체로 부정적 의견이 우세했다. 한 유권자는 “명분도 원칙도 없는 ‘묻지마’ 통합 논의에 TK 민심은 다소 반감을 가지고 있다”며 “(한국당이) 수도권 민심을 잡으려다 중심을 잡아야 할 TK 민심이 흔들리면 오히려 득보다는 실이 많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TK에서 인적 쇄신을 이루려면 현역 의원들을 공천에서 탈락시키거나 배제시키는 방법밖에 없다. TK 지역은 한국당의 안방이자 텃밭이다 보니 4년마다 전략공천과 경선을 통해 꾸준하게 물갈이가 있어 왔다. 20대 총선 당시 대구는 12개 지역구 중 9개 지역에서 공천 물갈이를 했고 경북은 13개 지역 중 7개 지역에서 새로운 사람을 공천했다. TK 25개 지역 중 64%인 16곳에서 새로운 인물을 공천했다.

한국당 공관위는 ‘컷오프’(공천 배제)를 통해 인적쇄신을 하겠다는 방침으로 다음 달 5일까지 진행되는 총선 후보 공모가 마무리될 때까지 컷오프 기준을 설정할 예정이다.

컷오프 기준은 여론조사, 의정활동 평가 등 다양한 지표를 반영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선 TK 지역에서 대폭적인 물갈이가 실현될 경우 탈당 러시나 무소속 출마 등이 속출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윤정기자 yj@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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