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3월의 아이들은 어떡하나
코로나19, 3월의 아이들은 어떡하나
  • 승인 2020.02.20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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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견숙 경북대학교사범대학 부설초등학교 교사
대구 경북 전체가 난리도 아니다. 31번 확진자 이래로 대구시의 집단적 확진자 발생이후 정부 역시 이제 코로나19의 지역사회 확산이 시작된 단계로 판단하고 있다. 대구시는 SNS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상시 관리현황, 가짜 뉴스에 대한 조치, 마스크 사용법 등 수시로 안내하고 있다. 사실 시민들이 관련 공문 등에 접근하기란 어려운 일이니만큼, SNS는 대단히 유효한 통로로 작용한다.

대구시교육청 역시 현재 학교시설 개방 중지는 물론 방과후활동 프로그램, 기숙사 등의 운영이 중단되었고, 관내 모든 유치원을 휴업 조치한 상태다. 전국에서는 처음으로 각급 학교의 개학을 3월 9일로 연기한 상태다. 이러한 사태에서 선제적 대책을 마련하고 교육공동체와 가까이에서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초등학교의 경우 대부분의 교사들이 학교로 출근하여 새학년을 준비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교사들끼리 학교에 모여 있는 이런 상황 자체가 불편스럽기 그지 없다. 새로운 학사 일정이 시작되는 3월이기에, 교사들 간의 협의 등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이니 본교의 경우에는 전직원 회의를 최소화하고, 소위원회 교사들만 넓은 장소에서 띄워 앉아 전달회의를 하기 시작했다. 학년별로 운영되는 교육과정의 프로그램 수정은 함께 사용하고 있는 구글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인 ‘지스위트(G Suite)’를 활용하여 대면하지 않고 협의하며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 더불어 개학 후 학생들이 오기 전에 각 교실 소독을 실시하고, 발열체크 등의 방안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학교의 가장 큰 행사의 하나라고 할 수 있는 입학식만 하더라도 두세 가지 계획을 세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자 하였다. 입학예정자 가족의 해외여행 경력이나 건강 상태에 대하여 사전에 확인하는 한편, 입학식 역시 열리더라도 학급 내에서 교장 교감 선생님께서 다니시면서 인사 말씀을 해 주시는 방향으로 운영하고자 결정하였다. 내 아이의 첫 입학을 가까이에서 보지 못하여 안타까운 학부모가 있겠지만 지금 상황 앞에서는 어쩔 수 없을 것이다. 또한 대부분의 학교에서 학기 초에 신입생학부모 연수회를 열어서 학교 전반에 대한 안내를 하게 되는데, 이도 다르게 운영될 예정이다. 연수회의 내용 자체가 학생의 첫 학교생활 이해에 아주 중요하여 빠뜨릴 수가 없는 부분이 있기에 원격, 자료 등으로 전달할 수 있는 방안 등을 강구 중이다.

사실 새학년의 학교 교육과정이 대체로 2월 중반 안에 완성되는 만큼, 향후 교육청의 방침에 따라 각 학교의 2020 교육과정 운영 계획 역시 대폭 수정되어야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의 방책과 같이 한 주 정도로 끝나게 된다면 아주 다행스럽겠지만, 대부분의 전문가가 수 주 이상의 장기전을 예상하는 만큼 연기된 한 주 이후로도 계속 개학 연기가 이어질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여야 한다. 실제로 개강을 연기한 대학에서도 원격수업 등을 개설하는 등 학사 일정을 수정하면서 온라인 강의를 제작할 기간, 예산, 기술 등이 부족하여 시행착오를 겪는 상황만 보더라도, 초·중등 각급학교에서도 이를 미리 검토해 놓을 필요가 있다. 본교에서 역시 학년별로 학생이 인터넷 등을 활용하여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으며, 전교생이 구글 클래스룸을 활용하여 수업을 진행하고 있기에 학생 구글 개별 아이디를 활용한 과제 제시 등의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현재 대구시교육청에서도 ‘대구e-학습터’라는 원격학습을 지원하는 사이트를 갖추고 있다. 교육청의 결정에 따라 각 직속기관에서도 학생의 건강, 그리고 배움의 연속을 지원하는 후속 대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교육청에서 발빠른 결정을 내리더라도 그러한 결정에 따르는 일선 학교의 계획들이란 사실상 그 뒤에 이어질 수밖에 없다. 힘들고 예상치 못한 재난의 사태지만 상위기관에서 ‘선제적’으로 나서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개학 연기’라는 큰 결정 이후에도 일선 학교의 교육과정 운영의 정상화를 위한 세부 대안을 제시해 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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