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식교육 일본에서 꽃피다
주문식교육 일본에서 꽃피다
  • 승인 2020.02.2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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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복 지방자치연구소장, 칼럼니스트
대구시청동우회는 대구시 퇴직공무원들의 자율적 친목 모임이다. 연초 신년교례회 때는 400여명이 넘는 회원들이 모여 새해인사를 나눈다. 평생 관료생활이 몸에 배인 탓인지 구청장, 국장급은 그들끼리 또 과장급은 따로 자리를 잡는다. 아마 편안함 때문일 것이다. 13여 년 간 시청에 근무하고 77년 대학으로 옮겨 교직생활 28년을 마감했지만 시청동우회원 자격으로 옛 동료들을 만나는 것이 무엇보다 즐겁다.

동우회 행사가 있을 때마다 나는 황송함을 느낄 때가 많다. 하급공무원으로 시청을 떠났는데도 당시 시장과 구청장, 국장 등을 지낸 분들이 나를 알아보고 교수라고 깍듯이 대해 준다. 70년 그 때는 공무원이 대학으로 옮기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그 분들이 내 이름까지 기억하면서 예우해 주는 것은 그런 희소성 이유도 있겠지만 영진전문대학 지방자치연구소장으로 초기 대구·경북의 지방자치발전을 위해 애쓴 것과 지금도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전문대학 교수로 있으면서 기를 죽지 않으려고 무던히 노력했다. 전국의 행정학자들이 모이는 곳에는 4년제 대학 교수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지방자치분야에서는 그들 못지않게 나름의 연구와 발표를 죽 해 왔다. 그런 덕에 학회회장을 지내야 추대되는 한국지방자치학회 고문역에 특별케이스로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영진전문대학교에 관한 글을 쓰려고 했는데 글이 엉뚱한 방향으로 간 것 같다. 대학이 다 어렵다고들 하는데도 영진전문대는 약진을 거듭하고 있다. 경쟁체제에서 강점은 남보다 앞서는 일이다.

중학 시절 조회 때 마다 제창하던 급훈 생각이 난다. ‘남에게 밑지지 않는 굳은 의지를 가지자’ 그 때 담임선생님이 얼마나 강조했던지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이 급훈이 영진전문대학의 ‘남이 가지 않는 길’을 간다와 닮은 점이 있다. 영진전문대학은 ‘주문식 교육’이라는 특별한 교육제도를 창안한 대학이다. ‘주문식 교육’은 교육 수요자인 산업체로부터 교육내용, 소요인력 등을 미리 주문받고 이러한 산업체의 요구에 맞추어 교육을 실시한 다음 졸업과 동시 주문 산업체에 바로 취업이 되도록 연계하는 교육제도다. 국내외 985개 업체와 7천810명 주문식교육 협약체결을 하였다고 한다. 사립대학의 발전은 설립자의 교육이념에 크게 영향 받는다. 전문대학이 4년제에 밀리면서 존재감을 잃을 때 영진재단의 설립자 최달곤 박사는 남이 생각지 못하는 ‘주문식교육제도’를 만들어 대학교육의 혁신을 일으켰다. 흔히 말하는 맞춤형 교육은 바로 ‘주문식 교육’이다.

영진전문대학의 변신은 여러 곳에서 나타난다. 주문식교육을 일본에 까지 이식한 것이다. 최근 일본에서 일본주문식교육협의회가 발족되었다. 2월19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발족식에는 ㈜리크루트R&D스테핑, ㈜ISFnet 등 일본 13개 회사 대표가 모였다고 한다. 협의회는 회원사들이 필요로 하는 인재 형, 커리큘럼 파악 제시, 일본취업반 편성 설명회 및 인턴십 지원, 취업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정보 제공, 장학금 유치, 일본기업과 대학 간의 주문식교육 교류 등을 협력하기로 했다.

발족식에서 최재영 총장은 “대학에서 교육을 잘 받은 우수한 인재들이 일본에 취업,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일본기업들의 주문식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이번 협의회 발족을 계기로 한·일 간 산학협력의 신 모델이 제시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주문식 교육에 대한 일본기업들의 관심이 큰 것을 보면서 주문식교육의 효과를 다시 인식하게 된다.

지금 온 나라가 코로나19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대구를 걱정하는 이들이 많다. 대구의 대학가는 중국유학생들의 러시에 대비하기 위한 비상체제에 들어갔다. 중국학생들이 많은 영진전문대학은 ‘코로나19종합상황실’을 꾸리고 체계적인 감염예방 활동에 진력하고 있다. 중국 유학생이 머무는 칠곡 글로벌캠퍼스에 관리자 30명, 간호 인력 3명이 24시간 3교대로 관리 지원하고 유학생들의 심리적 안정을 취하도록 필요시 대구시 심리상담사가 통역사와 함께 영상상담을 할 예정이라고 한다. 특이한 것은 휴대용 열화상카메라 3대를 확보해서 재학생과 유학생들의 건강관리에 임한다는 것이다. 늘 앞서가는 대학의 면모를 여기서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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