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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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3.10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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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에 새긴 이야기는 전설이 되었고

지나온 발자국은 모두 화석이 되었다

하늘 맑게 씻긴 날은

어깨 들먹였던 묵은 눈물도

소금 꽃으로 다시 피어난다

태고 적부터 몸을 일으킬 줄 알던 바람

섬사람의 주름에 핀 햇살도 함께 일으켜 주었다

파도가 씻긴 조약돌 맑은 얼굴에

새로 피는 해당화 미소가 안부를 전한다.

뭍을 향해 오르는 파도의 몸짓들이

앙가슴을 헤집는 해벽을 밟고

물결 거슬러 진종일 호미로 바다를 캤다

새롭게 산란시킨 모래 알알이

난파한 사연들이 맺히고

미련으로도 지우지 못한 물결 얼룩들은

배를 따라 뭍으로 갔다

기슭에 새겨진 세월만큼

눈부시게 고개 쳐드는

수천 물보라에 얽힌 흔적들

몇 겁 세월이 흐른 뒤에도

빛이 되어 전해져 올 것이다

◇설현숙= 한국시민문학 협회 낭송부 부회장을 맡고 있으며, 대전 ‘아침의 문학’ 시 낭송대회 최우수 상을 비롯해 전국 자치센터 동아리 대회 사극 대상 등을 수상 한 바 있다.

<해설> 삶은 이해시켜할 필요가 없이 시간이 알게 해준다. 스스로를 가뒀던 생각의 감옥은 삶과 자유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한 두려움이다. 우리가 찾아야 할 것은 마지막 목적지가 아니라, 그곳까지 가는 여정 그 자체이다. 인생은 고릴라와 레슬링 하는 것과 비슷하다. 내가 지쳤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고릴라가 지쳐야 끝난다. 인생이라는 광활한 싸움 밭에서, 삶이라는 노상(路上)으로 말없이 끌려가는 가축의 무리가 되지 말자. 가슴이 떨릴 때 여행을 떠나야 한다. 다리가 떨리기 시작하면 늦다. 돛을 올리고 안전한 항구를 벗어나 멀리멀리 나아가자. 무역풍 한가득 싣고 꿈꾸고 탐험하며 발견하며 끝 간 데 없이 항해하리라. -성군경(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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