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월세…건물주님 도와주세요”
“무서운 월세…건물주님 도와주세요”
  • 정은빈
  • 승인 2020.03.15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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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룡시장 상인회 기자회견
임대료 인하 참여율 30% 그쳐
“전체 매출 평소 10%도 안돼”
정부에 소상공 지원 확대 촉구
시장1
지난 13일 대구 달서구 와룡시장 중앙 통로에 설치된 입간판에 상인들의 호소가 담긴 포스트잇이 빼곡히 붙어 있다. 정은빈기자

“코로나19보다 더 무서운 월세….”

지난 13일 대구 달서구 와룡시장 중앙 통로의 입간판에 붙은 포스트잇의 문구 중 하나다. “건물주님! 더불어 같이 살아요”, “상인 다 죽고 나면 시장은 몽땅 죽는다”, “육신이 아파도 월세 때문에 쉬지도 못한다” 등 하소연이 담긴 포스트잇이 빼곡히 붙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직격탄을 맞은 시장 상인들의 호소가 짙어지고 있다. 임대료 인하 운동이 확산하고 있지만 아직 참여율이 저조해 상인 대부분이 어려움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와룡시장 상인회는 지난 13일 건물주의 임대료 인하 운동 동참과 정부의 소상공인 지원 확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와룡시장 상인회에 따르면 시장 내 건물주 총 78명 중 코로나19 발생 후 임대료 인하를 결정한 건물주는 24명(30.7%)이다. 점포 수로 치면 139개소 중 69개소(49.6%)의 임대료를 낮춰 받는다.

윤선주 와룡시장 상인회장은 “시장 전체 매출이 평소의 10%도 안 나온다”며 “이 시장은 외국인 마트가 많은 글로벌 시장이어서 코로나19 영향을 아주 크게 받았다. 성서산업단지, 유학생이 많은 계명대학교와 가까운데 외국인들도 시장에 나오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건물주들에게 임대료 인하를 여러 차례 부탁했지만 아직 대답을 안 주는 사람이 있다”며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 시장에 상인은 다 떠나고 건물만 남을 수 있다. 같이 상생하기 위해 도와 달라고 호소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자회견 중간에 “총리님 와룡시장에는 언제 나타나실 겁니까”라는 외침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같은 날 정세균 국무총리가 달서구 서남신시장을 방문했다는 소식을 들은 한 상인의 항의였다.

상인들은 생계 지원 확대를 촉구했다. 정부가 저금리 대출을 지원한다지만 당장 임대료를 내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상인들은 전했다.

윤 회장은 “장사가 안 되니 대출로 임대료를 막아야 하는 상황이다. 신용보증대출이나 긴급대출을 받더라도 당장 이번 달부터 월세를 내야 하는데 대출금을 받기까지는 2달가량 기다려야 한다”며 “대출을 하더라도 누가 상인들 보증을 서주고 대출금을 갚아주겠나. 저금리라고 해도 상인들에게는 너무 큰 돈이다”고 털어놨다.

정은빈기자 silverbi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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