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걸어온 길을
되돌아가지 못할 거라고
무덤가
할미꽃은 말이 없었다
한번이 아닌
수천 번 계절이 바뀌어도
갈 때가 되면
밤하늘에 별이 밝았다
밤마다 발뒷굽 세워
별 자리 곳곳에 사랑을 주어도
빗물 쏟아지는 밤에
하늘은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았다
무작정 걸어온 길
정든 곳 많았건만
별 빛 쏟아지던 밤
산 짐승의 울음소리 밤새 들리며
정 들지 마라
정 주지 마라
숨겨 놓은 사랑으로
할미 꽃 긴 목이 굽어 있었고
가야할 길이라면
밤길을 헤매 돌지라도
별빛 가까운 하늘이 있어
아름다운 별 하나 자리하고 있을 것이다.
◇강혜지= 서울産. 한국방송통신대학 일본어학과, 월간광장 시부문 신인상,한국 문인협회 회원, 한양문화예술협회 이사, 다선문인협회 운영위원, 한국미술인협회 회원. 2017년 대한민국 문예대제전 문화예술부문 심사위원, 한국미술협회 이사장상 수상(18), 불교TV 이사장상 수상(18)
<해설> 삶은 찰나의 조각들이 만들어 가는 무늬이다. 누구에게나 외로움과 공허가 정갈하게 포장된 숙명 같은 그리움이 있다. 시간에 대해서 진실하면 깊은 자각으로 어떤 것을 만나게 되고, 세상 모든 것의 모든 것이 될 수도 있다. 사랑이란 교과서가 삶을 가르쳐 준다. 인간은 사랑을 통해서 참다운 삶이 무엇이라는 것과 어떻게 살아야 함을 배우면서 살아왔다. 늘 기대에 못 미쳤지만 어쨌든 숨 쉬며 버티니, 시간은 흐르고 모든 것은 지나갔다. 이제까지는 보여지는 나를 위해서만 살아왔다면, 지금부턴 있는 그대로의 나로 살아보자. 특별하지 않은 날들이 없는 일상의 나날들. 언제나 그랬듯이 지금 이 순간이 진실이다. -성군경(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