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에게 형제를 선물하자
자녀에게 형제를 선물하자
  • 승인 2020.03.25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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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호
BDC 심리연구소 소장
요즘은 부모 중심의 핵가족화가 되면서 대부분의 가족이 부모와 자녀로 구성된 3인 가족 이거나, 자녀가 두 명인 4인 가족이 대체로 많다. 그러다 보니 자녀들이 형제들을 통해서 배우게 되는 사회성 발달의 기회가 예전보다 적어졌다고 본인은 생각한다. 불과 2~30년 전에만 해도 대가족이 많았다. 보통 3대가 함께 한 집에 살고 있었다. 가령 조부모, 부모, 그리고 셋 이상의 형제들, 그야말로 대가족(大家族)이었다. 본인의 집도 부모와 7남매가 함께 사는 9인 가족이었다. 제일 큰 누님이 나와 14살 차이가 나고 내 남동생과는 16살 차이가 난다. 큰 누님이 고등학교 1학년 일 때, 내 동생이 태어난 것이다. 누님의 말을 들어보면 그때는 너무 부끄러웠다고 한다. 내가 누나입장이었어도 그랬을 것 같다. 자기 아래로 벌써 동생이 5명이나 있는데 또 동생이 하나 더 생겼으니, 이제는 동생이 있어서 좋다 라기보다는, 부끄럽다는 누님의 말에 공감이 된다. 본인은 형제가 많아서 여러 가지 힘들었던 에피소드도 많이 있었지만, 본인을 비롯한 우리 형제들의 사회성 향상에 큰 도움이 되었다. 생각해 보건대 형제가 많아서 좋은 점이 불편한 점 보다 훨씬 더 많은 것 같다.

형제가 많아서 좋은 점 중 하나를 꼽으라면 본인은 단연코 사회성 발달이라 말하고 싶다. 이 부분은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우리는 사회에 나가기 전에 형제들을 통해 경쟁과 양보, 갈등과 화해를 배운다. 사회에서 경험할 것을 먼저 안전한 가족의 울타리 안에서 시작하는 격이다. 사회는 냉정하고 또한 계산적이어서 누군가의 실수와 잘못을 오래 지켜 봐주지 않는다. 사회는 그야말로 전쟁터와 같아서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으면 가차 없이 관계를 정리한다. 그러다 보니 아직 준비가 덜 된 미숙한 상태에서 사회로 나갔을 때는 상처 받고 버림받을 확률이 그만큼 커진다. 하지만 가족이란 울타리 안에서는 다르다. 실수하고 넘어져도, 쉽게 그 사람을 버리지 않는다. 실수하더라도 가족은 그를 구성원으로 받아주고, 지지해준다. 그렇게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시행착오를 통한 훈련을 먼저 하고, 그 후 사회로 나갈 수 있도록 가족 전체가 돕는다. 이때 몇 명 안 되는 형제가 있는 것보다, 형제 수가 더 많은 것이 사회성 발달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이런 성격의 형제도 있고, 저런 성격의 형제도 있어서 다양한 사람과 소통하는 법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형제가 많아서 좋다는 것은 이제 알게 됐고, 그렇다면 자녀들에게 형제를 어떻게 만들어 준단 말인가? 부모가 지금이라도 세 명, 네 명, 그 이상의 자녀를 낳아야 하는 것일까? 현실적으로는 어려운 일이다. 자녀들에게 형제를 선물할 방법이 있다. 아이를 낳지 않고도 대가족을 만드는 방법이 있다. 이제 소개할 테니 잘 들어보시라.

자녀들에게 형제를 선물하는 방법은 가족단위 모임을 갖는 것이다. 즉, 세 가족, 혹은 다섯 가족 정도의 가족단위 모임을 가져보는 것이다. 가족단위 모임을 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가족 모임에 참여한 사람들의 자녀들이 많게는 10명 정도가 된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많은 형제들이 있는 가족과 비슷한 효과가 있게 된다. 이때 중요한 것은 부모들의 나이가 다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양한 나이대의 가족모임을 하게 되면 자녀들의 나이들이 다양해서 자연스럽게 나이 차이가 나는 형제들을 갖게 되는 효과가 있다. 어린이집을 다니는 아이부터, 대학을 다니는 자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자녀들이 모임에 참여하면서 사회성 훈련을 배우게 된다. 그러한 가족모임은 자녀들을 위해 꼭 권하고 싶은 방법이다. 필자의 가족도 그런 가족단위 모임이 있다. 부모의 나이는 30대에서 60대까지 다양하다. 10년 전 처음 시작했을 때 가장 어린아이가 3살, 가장 나이 많은 자녀가 20대 후반이었다. 그 사이 다양한 나이대의 자녀들이 7명이 더 있다. 월 2회 이상의 모임을 가지고 년 2회 정도의 여행을 다녀왔다. 지나고 보니 우리 아이들의 사회성 발달과 인성적인 부분에서도 가족단위 모임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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