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1분기 경기 ‘큰 폭 악화’

韓銀 ‘지역경제 보고서’ 발표
2016년 경주지진 후 최악 양상
제조업 축소·서비스업 큰 타격
경기 하방압력 가속화 불가피

대구·경북 지역 경제가 1분기에 큰 폭으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과 서비스업 등 전 업종이 ‘코로나19’ 영향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대경권 경기 악화는 태풍과 경주지진 영향이 있었던 지난 2016년 이후 최악의 양상을 보였다. 한국은행은 팬데믹 상황이 지속할 경우 경기 하방압력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역경제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중 대경권 경기는 지난해 4분기에 비해 크게 악화됐다. 전분기대비 방향성으로 보면 한은이 2013년 8월 지역경제보고서를 발간하기 시작한 이후 대경권 경기가 악화한 것은 2016년 4분기(태풍·경주지진 영향으로 소폭 악화) 이후 처음이다.

대경권 생산 동향을 보면 제조업 경기가 축소됐고 서비스업은 큰 폭 감소했다. 수요 동향을 보면 소비가 크게 줄었고 설비 및 건설투자는 전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소폭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경권의 제조업 생산을 업종별로 보면 휴대폰, 철강 및 자동차부품의 생산이 감소한 반면 디스플레이, 기계장비 및 섬유는 전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대경권에서는 서비스업 생산활동이 전반적으로 크게 위축됐다. 숙박·음식점업은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대규모 행사가 취소 또는 연기되고 외식이 줄어들면서 큰 폭으로 줄었다. 운수업은 대구공항 취항 항공사 대부분이 운항을 중단한 타격이 컸고, 백화점·전통시장을 중심으로 도소매업도 축소됐다. 부동산업의 경우 1월 중에는 대구지역을 중심으로 주택거래량이 확대됐으나 2월에는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대면거래를 기피하자 매매거래가 크게 줄었다.

서비스업 생산활동은 대경권 외에 수도권, 강원권, 제주권에서도 부진한 모습을 나타냈다. ‘코로나19’로 국내 여행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생기면서 서비스업에 타격을 입힌 것으로 풀이된다.

수요 측면을 보면 대경권의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한은은 “모니터링 결과 대경권은 특별재난지역 지정 등으로 생계지원정책이 강화되면서 극심한 침체가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코로나19’ 사태가 조기에 수습되지 않으면 회복은 크게 제약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경권을 비롯한 전 권역의 소비슬 살펴보면 온라인을 통한 음식료품 및 생필품 판매가 늘었으나 소비심리 위축, 외출 자제 등으로 자동차, 의류·화장품, 운동·레저용품 판매가 급감하는 등 큰 폭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대경권의 1~2월 중 취업자수는 지난해 4분기 감소에서 증가로 확돼됐다. 소비자물가는 상승폭이 다소 확대됐으며 주택매매 및 전세 가격도 소폭 상승했다. 1분기 중 대경권의 기업자금사정은 직전분기 대비 악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경권 기업들 중 제조업은 자동차부품 업체를 중심으로 자금사정이 악화했다. 비제조업은 도소매업 및 운수업체 매출이 급감하며 자금사정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19’가 국내에서는 진정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향후 권역별 경기는 최근의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지속될 경우 경기하방압력 증폭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김주오기자 kj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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