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제로”…생계 절벽 내몰린 프리랜서 강사들
“수입 제로”…생계 절벽 내몰린 프리랜서 강사들
  • 한지연
  • 승인 2020.03.30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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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학 미뤄지고 문화센터 휴업
개인 교습생은 집 들이기 꺼려해
타지역 출강 취소되거나 연기
“수업 재개 불투명…생계 막막”
#1. 피아노 프리랜서 강사인 문선민(여·23·대구 북구 복현동)씨는 최근 들어 ‘미안하다’는 말을 가장 많이 듣는다. 집집마다 진행해오던 피아노 개인지도가 코로나19 여파로 지난달 중순부터 끊기기 시작하면서다.

수강생 부모들이 난처한 음색으로 “집안 경제사정 좋지 않아서……”라며 말끝을 흐릴 때면 문씨의 낯빛은 덩달아 흐려진다. 코로나19 종식 시기를 알 수 없다며 올해는 개인 지도를 아예 받지 않겠다는 전화도 잇따른다.

문씨는 “이동이 많은 프리랜서 강사를 거주지에 들이는 것을 굉장히 꺼린다. 또 어려운 경제 상황에 예체능계열 수업은 뒷전이 되기 일쑤”라면서 “프리랜서 2년 차로 한창 발품을 팔고 수강생을 늘려가야 하는 시기인데 수입마저 ‘0’이 되니 앞으로가 깜깜하다”고 말했다.

#2. 대구에서 활동하는 코딩교육 프리랜서 강사 김명숙씨는 “수입이 끊기면 곧장 빚이 쌓이는 것이 프리랜서 일”이라고 했다.

고정적인 수입이 없어 하루 벌고 하루를 먹고 사는 프리랜서의 경우 이번 코로나19 사태에 그야말로 ‘먹고 살 방법’을 놓고 머리를 싸매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씨는 “고정적인 수입이 없다 보니 다수 프리랜서 강사의 경우 문화센터나 방과 후 교육을 하는데, 방학 기간인 1~2월은 물론이고 개학연기로 3월, 더 나아가 4월 내 수업 재개까지 불투명해졌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대구에서 활동하는 프리랜서가 생계 절벽으로 내몰리고 있다. 고용이 불안정한 비정규직과 파견직은 물론이고 1인 사업자인 프리랜서는 코로나19 사태에 직격탄을 맞았다.

공동체 사업이나 강연, 워크숍 등 문화행사가 대부분 연기되거나 취소되고 학교 개학연기로 방과 후 수업도 이뤄지지 않는다. 백화점 내 문화센터도 문을 닫았다.

특히 대구에 있는 프리랜서의 경우 지역 내 무더기 감염이 지속되면서 타 시·도로의 출강이 ‘뚝’ 끊긴지 오래다.

이길식 한국통합미술교육협회장은 코로나19 사태 전만 해도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출강을 했다. 지역 내 노인요양병원, 주간보호센터 등에서 활발하게 미술치료를 진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구에서 확진환자가 연일 발생한 지난달 중순 무렵부터는 타 지역 기관마다 강연 연기나 취소가 줄을 이었다. 고위험군인 고령자와 기저질환자 등이 몰려있는 노인요양병원 내 미술치료가 취소되는 것도 자명한 수순이었다.

이 협회장은 “자영업자, 소상공인도 마찬가지겠지만, 고용이 불안정한 프리랜서와 비정규직 등은 너나 할 것 없이 코로나19로 아우성”이라면서 “새로운 감염병이 언제고 또 발생할 수 있다. 감염병의 주기적 발생에 의료체계 대비는 물론, 경제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탄탄한 대비책도 이번 기회에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지연기자 jiyeon6@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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