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태 경영칼럼] 변화에 대응하는 생존의 비밀, 리질리언스
[배종태 경영칼럼] 변화에 대응하는 생존의 비밀, 리질리언스
  • 승인 2020.04.09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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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 전 중소기업학회장
배종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 전 중소기업학회장
우리는 지금 불연속적인 변화의 중심에 있다. 당면한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고 이를 종식시키는 것이 당면과제이지만, 이 사태로 야기된 경제위기의 파장은 예상을 뛰어넘는 더 길고 힘겨운 여정으로 우리를 이끌고 있다.


◇ 코로나19 이후의 세계, 뉴 노멀

코로나19 사태는 기존 질서에 큰 영향을 준 충격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우리가 코로나19를 언젠가는 극복 하겠지만, 코로나 극복 이후의 시대(after corona)는 그 이전의 시대(before corona)와 많이 달라질 것이다. 우리는 코로나19 이전의 세상으로 그대로 돌아갈 수 없고, 앞으로 새로운 일상적인 표준, 이른바 뉴 노멀이 도래할 것이다.

그렇다면 뉴 노멀은 어떤 모습일까? 첫째, 우리 삶과 일의 방식이 많이 변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물리적 공간과 디지털 공간의 연결, 재택근무의 확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결합, 온라인 쇼핑의 확대 등이 예상된다. 둘째, 4차 산업혁명이 가속화되고, 규제 완화가 진전될 것이다.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3D 프린팅, 원격진료 등 기술의 발전과 적용, 확산이 가속화될 것이다. 셋째, 바이오헬스, 바이러스 감염병, 기후변화, 사이버 공간에서의 보안 등에 대한 안전 관련 연구가 확대되고, 이를 위한 새로운 국제적 협력 노력이 강화될 것이다. 넷째, 글로벌화의 불완전성에 대한 대안 모색과 함께 지역화도 힘을 받게 되고, 사람들간의 관계도 외로움과 단절을 넘는 새롭고 다양한 연결방식을 추구하게 될 것이다. 이른바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을 넘어 ‘거리를 두고 교류하기’(distant socializing) 라는 새로운 패턴도 확대될 것이다.



◇ 불연속적인 변화에 대응하는 리질리언스

위기는 새로운 기회를 만든다고 한다. 그렇지만 그 기회를 만들어내는 원동력은 근본적인 시각의 변화와 새로운 니즈에 부응하는 파괴적 혁신이다. 지난 1월 세상을 떠난 하버드대학의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교수는 기존의 혁신과는 전혀 다른 패러다임과 원리에 기반한 ‘파괴적 혁신’이 오히려 후발자에게 큰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우수한 코로나19 진단키트 등을 만든 우리나라의 바이오 벤처들은 이번 코로나19 사태의 중심에서 탁월한 전략적 선택 능력과 기술력, 실행력을 보여 주었고, 그간 규제에 묶여 있던 원격진료가 한시적으로 허용되는 등 새로운 기회를 실현할 수 있는 좋은 여건도 마련되고 있다. 정부에게도 지금이 새로운 정책적 변화를 만들어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한국의 스타트업들이 성장하는데 걸림돌로 작용했던 여러 형태의 규제들을 완화하는 것도 지금이 적기이다.

우리는 현재의 어려움을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 이러한 어려움을 이기고 오히려 위기 이전보다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게 하는 복원력을 ‘리질리언스’(resilience)라고 한다. 미래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능력과 인지력, 역경을 통해 더 강해지고 더 많은 자원을 끌어들이고 협력을 이끌어 내는 극복력, 과감하게 결단력을 통해 지속성과 균형을 유지하며 실천에 옮기는 행동력이 리질리언스의 핵심요소다. “미래 기업 경영의 핵심에 리질리언스가 있다.” 란제이 굴라티 교수가 제시한 이 리질리언스 개념은 강한 신념체계와 예지력을 바탕으로, 신속성, 자원동원능력, 지속성, 행동력을 통해 역경과 위기의 시기에 힘을 발휘한다.

공을 바닥에 던지면 다시 튀어 오른다. 이렇게 뛰어오르는 힘이 리질리언스이다. 리질리언스를 실현하려면 먼저 위기의 본질과 변화 방향에 대한 올바른 식별과 탐지가 선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변화의 방향에 대한 목표설정(targeting)과 타이밍(timing)을 기반으로 신속하게 대응하고, 마침내 새로운 질서에 정착하고 뉴 노멀에 적응해야 한다.

긴급한 위기의 시기에는 오히려 침착하게, 새로운 연결을 찾고, 뉴 노멀의 새로운 질서를 인식하고, 파괴적 혁신을 추구해 볼 수 있다. 현재의 위기가 끝이 아니다. 급하다고 종자까지 다 먹어 치우는 우를 범해서도 안된다. 미래지향적인 새로운 기준과 관점에서 현상을 보고, 판단하고, 행동해야 한다. 당면한 코로나 이후의 상황도 함께 생각하면서 대응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한국인의 유전자 속에는 어려움을 현명하게 극복하고 오늘의 대한민국을 이룩한 리질리언스가 있다. 우리가 믿는 마지막 보루는 바로 우리의 자부심과 국가관, 역량과 실천력, 그리고 리질리언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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