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속 쏟아지는 정보…청각장애인은 ‘어리둥절’
위기 속 쏟아지는 정보…청각장애인은 ‘어리둥절’
  • 한지연
  • 승인 2020.04.09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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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제공자 마스크 쓰고 수화시
표정 읽을 수 없어 의사소통 한계
선별소·생계자금 신청 현장 방문
안내 전달받기 어려워 우왕좌왕
“청각 장애인의 경우 코로나19 등 대형 위기 때면 넘치는 정보들을 정보제공자에 따라 일방적으로 수용해야 하는 일이 비일비재해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에 그야말로 ‘정보 대홍수’를 이룬다.

코로나19 여파로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에서부터 대구시 긴급생계자금 지원, 마스크 5부제 등 일상이 변화하면서 빠르고 정확한 정보 습득의 중요성도 커진 셈이다.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수어, 얼굴표정, 구화, 자막 등을 요하는 청각장애인은 온갖 범람하는 정보 속에서도 정보 사각지대에 내몰리기 쉬운 실정이다.

정보 제공자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수어를 하면 얼굴 표정을 알아볼 수 없어 명확한 의사를 전달받기 어렵다거나, 발화(發話)를 통해서만 제공되는 정보에 뒤처지는 등이다.

선별진료소 방문, 긴급생계자금 신청 등 코로나 여파에 의한 행동반경을 갖던 청각장애인 가운데 상당수는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마스크를 착용한 채 선별진료 절차를 설명하는 보건인력의 안내사항을 전달받기 어려워 우왕좌왕하거나, 긴급생계자금 현장신청 시 신청서 작성에 애를 먹기도 했다.

이밖에도 온라인 개학으로 인한 비대면 강의에서 정보전달 방식의 다양성 부족으로 답답함을 호소하는 등이다.

이에 대구농아인협회는 긴급생계자금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수어로 담아 영상을 제작,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 게재해 청각장애인이 충분한 정보를 제공 받을 수 있도록 해왔다.

또 협회를 비롯한 지역 내 수어통역사들은 병원이나 선별진료소를 방문해야 하는 청각장애인에 화상통화로 수어통역지원을 하고, 긴급생계자금 신청 시 현장에 동행해 수어통역을 지원하는 등 어느 때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영미 대구농아인협회 사무처장은 “협회 등에 지원을 요청하지 않고서는 청각장애인이 빠르고 정확하게 정보를 받지 못하는 형국”이라며 “코로나 위기가 청각장애인이 ‘수어’라는 언어를 통해 정보를 받을 권리가 있다는 인식의 전환점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

청각장애인의 의사소통을 위한 언어나 기타 다양한 방식들이 기관별 정보 제공 때마다 동반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어 이 사무처장은 “수어 지원을 하는 QR코드 활성화 등 비대면이 강조되는 현 시점에 발 맞춰 청각장애인에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이 다양하게 모색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지연기자 jiyeon6@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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