叔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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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5.1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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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솔잎 끝에 달꽃이 피네

꽃 피는 일도 잠시

잔잔한 바람이 일어 꽃을 떨치네

솔가지에 달꽃이 지네

애달픈 속내를 솔가지에 두고

나는 돌아 서네

푸석한 갈잎 밟는 소리를 내며

솔가지 흔들고 바람이 지나가는 듯

살갗에 젖은 습기가 마르는 듯

갈매봉 검은 바위 넘어

그가 갔네

◇홍성은= 1963년 강원 태백 출생.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국어국문학 전공, 대구경북지역대학 반월문학상 대상 수상(10)

<해설> 우리 인생의 많은 순간들, 서로 어깨를 스쳐지나갈 만한 시간의 타이밍에 따라 삶의 방향이 완전히 달라진다. 인생에서 새로운 것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것을 끝내야 한다. 작별을 고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 그것은 삶의 일부다. 죽음은 별개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다. 말로 표현하기 어렵지만 죽음이 곧 삶이다. 우리를 존재의 창조로 이끌어가는 것은 우리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사실의 깨달음이다. 무에 던져진 인간은 무에 맞서서 자신을 창조한다. 가끔 먹먹한 가슴과 눈물로 멍하니 앉아있었던 시간을 감내한 삶이었지만, 죽음을 위한 준비는 아름다운 생을 살아내는 순간순간들에 있음을 잊지 않는다. 타인의 삶에 대해서 말하지 말자. 타인의 삶을 대신 살아줄 것도 살아온 것도 아니라면, 그냥 조용히 박수만 쳐주는 것이 옳다. 영혼과 영혼은 사랑과 격려가 필요하지 평가가 필요한 사이가 아니다.흐르는 게 어디 물 뿐일까. 꽃도 흐르고 바람도 흐르고 사랑도 흐르고 인생도 흐른다. 사람들은 해마다 봄이면 가장 먼저 꽃이 피는 곳으로 떠난다. 그러나 자연이 자연스럽지 못함에 발길이 돌려지기 일쑤다. 그리하여 길에 대한 그리움으로 또 길을 만들며 살아왔다. -성군경(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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