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제조업 …자금사정전망 11년래 최저

한경연, 600대 기업 BSI 조사
6월 전망치 73.9 기록 ‘부정적’
코로나19로 수요 회복 지연
해외공장 셧다운에 경기 부진

국내 제조업 자금사정 전망이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11년 만 최저를 기록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26일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6월 전망치가 68.9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5월 전망(61.8)보다 상승하며 두 달 연속 오름세를 나타냈지만 여전히 70선을 넘지 못했다. 전망치는 내수(71.4), 수출(71.1), 투자(77.0), 자금(78.2), 재고(104.8), 고용(85.2), 채산성(76.2) 등 전 부문에서 기준선(100) 미만이었다. 재고는 100 이상이면 과잉을 의미한다.

업종별로는 자동차(42.1), 의류·신발(50.0), 의료·정밀기계(50.0), 비금속 광물(55.0), 금속 및 금속가공(55.2) 순으로 낮았다. 이에 대해 기업들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수요 회복이 더디고 주요국 해외공장이 열리지 못해 판매가 부진한 영향으로 답했다.

특히 제조업의 자금사정 전망(73.9)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월(66.4) 이후 11년 5개월 만에 최저였다. 영업활동이 어려워지며 현금흐름이 위축되는 동시에 금융기관 대출여건도 악화했기 때문이다.

한경연은 일부 기업들이 신용등급 하락으로 대출연장에 실패하고 해외 매출채권을 회수하는 데도 애로가 있다고 밝히며, 6월 경기전망이 조금 올랐지만 여전히 70선을 밑돌 정도로 낮을 뿐 아니라 과거보다 회복속도가 더디다고 지적했다.

금융위기 때는 2009년 1월 최저치(52.0)를 기록한 뒤 두 달 만에 24.1포인트가 상승한 반면, 코로나19 타격을 입은 지난 4월 이후 경기전망은 9.6포인트 상승에 그쳤다.

이아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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