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태 경영칼럼] 대전환기의 한국, 왜 기업가정신인가
[배종태 경영칼럼] 대전환기의 한국, 왜 기업가정신인가
  • 승인 2020.06.0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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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 전 중소기업학회장
◇ 대전환기에 서 있는 한국경제

2020년의 한국경제는 지금 대전환기에 서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세계경제와 정치·사회·문화·생활에 미친 영향을 한국경제도 크게 받고 있고, 이에 더해서 우리 경제가 누적적으로 안고 있는 여러 구조적·제도적 요인까지 겹쳐 헤쳐가야 할 파고가 어느 때보다 높다. 이런 복합적인 변화와 영향이 구체적으로 어떤 영역에, 언제, 어떻게 일어날 것인지에 대해서는 논의만 있을 뿐 여전히 불확실하다.

이러한 대전환기에는 물론 단기적으로는 역경에 대처하면서 버티고 생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중기적으로는 새로운 회복과 반등을 이끌어갈 기회를 준비하고 필요한 역량을 키우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한국 정부도 이러한 대전환기에 한국판 뉴딜정책을 추진하기로 하고, 2025년까지 76조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한국판 뉴딜에는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이 포함됐다. 물론 이러한 정책 추진은 시의적절하고 꼭 필요하다고 하겠다.

그렇지만 근본적인 한국경제의 역동성과 건강성, 지속가능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핵심 경제주체인 기업의 헌신과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이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신나게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고, 기업가정신을 다시 살리는 것이 출발점이 돼야 한다. 기업가정신의 회복이야말로 거의 유일한 문제해결의 대안이라고도 할 수 있다.


◇ 새로운 기회의 실현을 가로막는 문제들

한국경제와 산업생태계를 발전시키려면 기업들이 끊임없이 새로운 기회를 추구해야 하고, 이러한 새로운 기회는 신생산업 및 신규사업에서 많이 나타난다. 그런데 새로운 기회를 추구해 가치를 창출하기까지에는 많은 장애물들이 있다. 이 장애물들을 기업가정신의 관점에서 보면 성장동력, 도전의식, 실행주체, 사업동기와 관련된 문제들로 나눠볼 수 있다.

첫째, 일부 주력산업의 성장동력은 이미 한계를 보이고 있고, 새로운 산업의 사업기회도 생겨나는데, 신규사업을 하려니 역량과 투자 여력도 부족하고 위험도 크고 법적·제도적 장애물도 많다는 것이 ‘성장동력’의 문제이다. 이 문제는 새로운 기회를 찾고 실행하는 일이 더 쉬워질 수 있도록 제도와 여건을 만들고, 기업들의 역량 축적과 협력 활동을 강화하고, 정부는 정책 지원을 강화하는 복합적인 노력들이 시너지를 만들어야지 해결될 수 있다. 규제 완화는 기회의 창을 열어주는 가장 핵심적인 정책 사안이다. 규제 문제와 관련된 이해관계자들의 입장 조율과 협상도 정부와 정치권, 그리고 당사자들의 진정성 있는 노력과 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둘째, 새로운 사업의 기회나 창업 생태계, 즉 운동장은 만들어지고 있는데 여기서 뛰어놀 사람들이 부족하다는 것이 ‘도전의식’의 문제이다. 이는 사회 분위기와도 연계되는 것이지만, 사람들이 리스크가 있지만 더 큰 가치 창출을 위해 새로운 시도를 하기보다는 안정적으로 확보된 작은 것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더 클 때 나타난다. 이 문제는 기업가들이나 예비창업자들이 제반 교육과 멘토링, 네트워킹의 기회 제공 등을 통해 자신감을 더 키우도록 도와주거나, 도전 실패에 대한 사회적 관용, 재기를 지원하는 정책적 노력 등이 어우러져 사람들이 느끼는 리스크의 크기를 줄여줄 때 해결될 수 있다. 실패하더라도 그 실패에서 배우고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새로운 시도를 하여 마침내 성공에 이루는 ‘시도-실패-변화-재시도-성공’의 사이클이 작동하게 해야 한다.

셋째, 새로운 기회를 추구하는 기업가형 경영자는 부족하고, 이미 정해진 시장에서 정해진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관리자형 경영자는 넘쳐난다. 즉 ‘실행주체’의 문제이다.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양질의 기업가를 육성하는데 초점을 두어야 하고, 이러한 기업가형 경영자를 육성하는 제도나 과정 개발이나 경험 공유 프로그램이 더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기회를 추구하는 사람들은 꿈을 꾸는 사람들이다. 나는 과연 무엇을 위해서 사업을 하는가? 사업의 비전, 목표, 동기가 가치있고 명확할 때 새로운 기회 추구가 더 힘을 얻는다. ‘시업동기’의 문제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의미있고 명확한 꿈과 목표의 부재, 이해관계자에 대한 관심 부족 등은 새로운 기회 추구를 힘들게 한다. 경제적·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이해관계자의 행복을 추구하는, 진정성 있는 기업을 만들려는 노력이 그 기업을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게 한다.


◇ 기업가정신의 선순환을 만들자

더 많은 사람들이 기업가형 경영자로 성장하고, 또 우리나라의 기업가정신을 더욱 활발하게 살리려면, 기업가정신의 선순환을 만들어야 한다. 그 출발점은 매력적인 사업기회(Opportunity)의 포착이고, 포착한 기회를 실행에 옮기는 더 많은 도전(Challenge)이 이어져야 한다. 그리고 그 도전의 결과는 가치창출(Value Creation)로 나타날 것이다. 이 OCV 사이클의 주체는 물론 기업가이다. 지금의 어려운 경제위기를 넘을 대안은 기업가정신을 살리는 방법밖에 없다. 그리고 우리가 각자의 영역에서 기업가의 방식으로 사는 것이 우리나라를 기업가정신의 나라로 만드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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