枕肱松下風 (침굉송하풍)
:바람부는 나무 밑에 팔베개하고 누우니
暫外世間功 (잠외세간공)
:잠시 세상일을 잊게 되네
忽起眼前雜 (홀기안전잡)
:문득 일어나니 보이는 것 모두 섞이고
紛紛萬事沖 (분분만사충)
:모든 일이 어지러이 얽혀있다
未知來出處 (미지래출처)
:어디서 온지도 모르고
何向止無終 (하향지무종):어디에 갈 건지도 알 수 없네
耳目矇聾亂 (이목몽롱란)
:눈멀고 귀 먹어 어지러운데
亡之快飂逢 (망지쾌료봉)
:어디에 가야 상쾌한 바람소리 들을까
◇김원태= 1957년 경북 안동 生. 경북고 졸업, 물리학 Ph.D 뉴멕시코주립대 재직 후 개인사업. 현재 미국 라스크루시스 거주하며 生活詩作 중.
<해설> 봄도 늦봄이라 초목이 생기를 품다 못해 사방에 뿌리기까지 한다. 자연은 시간 따라 흐르는데, 우리가 사는 인간세상은 아직은 어둑한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방약무인 하는 무리의 활거와 성찰 대신 힐난과 생색이 난무하기에 싱그러운 녹음이 마음속까지 길게 드리워져 수심 겨운 그늘로 변하고 있는 모양이다.
그 녹음 사이로 자유롭게 드나드는 바람이 있어 그 그늘 아래에서 한가함을 만끽하며 살아가는 모든 것이 활개를 치는 광경을 느긋하게 볼 5월이, 그 그늘의 무게만큼의 암울함을 주는 달이 된 모양이다.
망각의 하얀 눈으로 모든 추함을 덮는 겨울이 오히려 더 포근하였는지도 모르고, 땅을 헤집고 나오는 아픔의 눈물인지, 새 생명을 보는 환호의 반가움인지 모를 봄비에 가슴 적시던 계절에는 볼 수 없던 찬란함이 오히려 어지럽게 느껴지는 달이다. 綠陰中이 5월의 그늘이었다. -성군경(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