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국영령을 들러리 세운 6·25 70주년 행사
순국영령을 들러리 세운 6·25 70주년 행사
  • 승인 2020.07.01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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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6·25전쟁 70주년 행사가 ‘국민 기만 쇼’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행사에 등장한 공중급유기가 국군 유해를 운구한 공중급유기가 아니며 그 비행기를 바꿔치기하는 과정에서 순국 유해들이 소품 취급을 당했다는 지적이다. 행사 당시 연주된 애국가나 육군가, 행사를 한 시각에 대해서도 말이 많다. 순국영웅들의 유해를 안장한다는 본래 의도보다는 북한 눈치 보기, 보여주기 쇼였다는 지적을 피해가기 어려울 전망이다.

당초 정부는 147구의 참전용사 유해 봉환 행사의 영상이 유해를 모셔온 공중급유기 시그너스 동체를 직접 촬영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행사에 사용된 공중급유기는 유해를 송환했던 해당 비행기가 아니라 공군이 보유한 다른 공중급유기였다 한다. 참전용사들의 유해는 사전에 다른 공중급유기를 통해 송환된 뒤 다른 기체로 옮겨져 행사가 진행된 것이다. 행사 주제가 ‘영웅에 대한 경례’였지만 실제로는 영웅들이 행사 들러리가 됐다.

말썽이 일자 정부 관계자는 ‘코로나 방역’ 때문에 공중급유기를 바꿔치기했다고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 행사를 위해 3일 전부터 ‘촬영 발’이 잘 받는 다른 공중급유기를 서울공항에 갖다놓고 무대를 꾸몄다 한다. 호국영령 유해들은 행사 전 날인 지난달 24일 오후 5시 성남공항에 도착했는데 행사 촬영을 위해 약 24시간 동안이나 기다리고 옮겨졌다는 것이다. 참전용사들의 헌신과 희생을 추모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욕을 보인 것이다.

2009년 10월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아프카니스탄에서 전사한 미군 18명의 시신을 마중하기 위해 심야에 백악관을 출발했다. 그는 40분이나 헬기를 타고 가 델라웨어주 도버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그는 거기서 또 두 시간 이상을 기다렸고 의장대도 조명도 없었지만 시신들이 운구차에 옮겨지는 동안 거수경례를 붙이고 부동자세로 서 있었다. 우리 호국영령들의 유해가 도착했을 때 우리는 누가 어떻게 이들을 마중했는지는 묻고 싶다.

정부와 청와대가 국민에게 사실을 숨긴 일이 한두 번이 아니다. 2018년 7월 문 대통령의 ‘호프집 깜작 방문’도 사전 기획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이번 6·25 70주년 행사도 사유가 어떻든 간 유해를 송환한 비행기를 바꿔치기한 것은 국민과 호국영령들을 기만한 것이다. 대통령이 참석하는 행사는 대통령 의전비서관실이 주무를 맡아 리허설까지 거친다. 따라서 대통령은 직접 사과하고 행사 책임자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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