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3천55명 중 1명만 항체 보유”

방대본, 중간 결과 발표
일부 지역 미포함, 대표성 부족
국내 감염 규모 추정하기 어려워
면역 낮은 건 방역 잘 작동된단 뜻
이달 대구·경북 3천300명 조사

방역 당국이 국민 3천55명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 검사를 시행한 결과, 단 1명(0.03%)만 항체가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국민을 5천만 명이라고 할 때 1만 5천 명이 감염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지만, 방역 당국은 한계성이 분명하고 대표성 확보가 부족하다며 신뢰성 있는 결과 도출에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9일 국내 코로나19 항체가 조사의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항체 검사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이후 체내에 항체가 형성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시행되고 있다. 항체 형성 여부에 따라 코로나19에 감염된 적이 있는지도 파악 가능해 알려지지 않은 무증상자를 포함한 전체 환자 규모를 가늠할 수 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방대본이 국민건강영양조사를 위해 4월 21일부터 지난달 19일까지 국내 192개 지역에서 수집한 검체 1천555건에서는 항체가 발견되지 않았다. 5월 25일부터 나흘간 서울 서남권 의료기관 내원 환자로부터 수집한 검체 1천500건 중에서는 1건에서 항체가 발견됐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이날 “관련 분야 전문가들과 이 결과에 대해 회의한 결과 집단 발생 지역으로 추정되는 대구 등 일부 지역이 포함돼 있지 않고, 대표성 확보가 부족해 이 자료를 가지고 우리나라 전체 코로나19의 감염 규모를 추계하는 것은 매우 제한적이라는 의견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국외에서 이뤄진 항체 조사 결과와 굳이 비교한다면 우리나라의 항체 보유율이 더욱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면서 “우리 사회가 그동안 자발적인 검사와 강력한 사회적 거리 두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이 결국 결과로 나타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견도 있었다”고 했다.

방대본은 향후 2개월 단위로 국민건강영양조사를 위해 수집한 검체로 항체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번 달에는 대구·경북 지역민 검체 3천300건을 대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상세한 집단 면역 정도와 무증상 감염 규모를 파악한다면 기존 방역 대책을 강화하거나 보완해 나갈 수 있다는 게 방역 당국의 판단이다.

권 부본부장은 “전문가 논의 중에 우리나라 지역 사회에 코로나19에 대한 면역이 극히 낮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추정된다는 얘기가 나왔다”며 “따라서 집단 면역을 통한 코로나19 대응은 불가능하고, 백신이 개발되고 접종이 완료되기 전까지는 거리 두기, 마스크 착용 등 생활 방역 수칙 준수로 유행을 억제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조재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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