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 입힌 시원한 풍경 ‘한국화의 변주’
컬러 입힌 시원한 풍경 ‘한국화의 변주’
  • 황인옥
  • 승인 2020.08.20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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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갤러리 M서 최길순 초대전
‘화업 40년’ 한국화 방향 모색
선 대폭 줄여 미니멀함 살려
관찰자 시점의 부감법 구사
최길순-작_고향의정취
최길순 작 ‘고향의 정취’.

한국화가 최길순
한국화가 최길순
한국화하면 떠오르는 정석들이 있다. 정적이고 평면적인 느낌, 선과 여백으로 표현되는 점 등이 대표적이다. 주로 먹과 물, 붓을 사용하여 먹물의 짙고 옅음, 선과 면으로 명암 · 입체감 · 색채감을 나타낸다. 한국화는 먹을 주로 사용하는 수묵화와 색을 주로 사용한 채색화로 나뉜다.

한국화가 최길순은 화업 40여 년간 한국화에 매달려왔다. 은은하고도 차분한 느낌으로 대변되는 전통한국화로부터 시작해 새로운 경향을 반영하는 현대한국화까지 다양한 작품세계를 펼쳐왔다. 전국순회전을 열고 있는 실경산수화가 최길순이 대구 아트갤러리 M에 초대된 개인전에서 “전통한국화의 현대적 재해석”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그는 출품한 작품들을 통해 “털었다”는 표현을 썼다. 말인즉슨 전통한국화에서 현대한국화로의 모색이 시작되었다는 의미였다. 전통한국화에서 드러나는 세밀한 선들을 대폭 생략하고, 구도 역시 높은 곳에서 비스듬히 아래를 내려다보는 부감법으로 표현하는 한편, 현대인의 칼라에 대한 선호에 맞춰 색도 자유자재로 활용하며 전통한국화를 다양하게 변주하고 있다.

“비워낼 것은 비워내고, 들여놓을 것은 들여놓으면서 현대 한국화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전통을 현대로 계승하는 과정은 간단치가 않다. 전통적인 기반이 충분히 모색된 후라야 현대적 모색이 가능하다. 전통 기반 없는 현대화는 모래 위의 누각처럼 위태롭기 때문. 작가 역시 40여년을 전통에 매달렸기에 “비울 것은 비워가고, 채울 것은 채워가는” 자신만의 화풍을 시작할 수 있었다며 조심스러워했다. 하지만 “여전히 과정 중에 있고 ‘이만하면 내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그림을 구축하기에는 족히 10여년을 더 매진해야 한다”는 험난한 독자 화풍 개척과정을 에둘러 표현했다.

현대적 미감으로 표현한 작가의 한국화는 선을 줄여 미니멀하게 표현하고, 색에 대한 제한을 두지 않으며, 위에서 내려다보는 관찰자의 시점은 시원한 풍경으로 완결된다. 마치 드론으로 풍경을 촬영한 느낌처럼 가슴이 탁 트이는 시원함이 묻어난다. 이는 현장스케치의 힘이다. 사진을 활용하는 경우도 더러 있지만 작가는 대부분 현장 스케치 후 작업실에서 본 그림을 그린다. “주로 산꼭대기에 올라가서 스케치를 합니다. 그때의 감흥은 이루 말할 수가 없는데, 그 감흥이 오롯이 스케치에 담기게 되죠.”

“나 다운 그림”을 추구하는 배경에는 소통이 자리한다. 현대한국화가인 작가가 현대인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전통한국화에서 한 발 더 뛸 필요성이 있고, 작가는 이러한 태도를 현대인의 안식과 연결 짓는다. “선을 비우고, 색을 쓰고, 시원한 풍경을 표현하는데는 안식이라는 가치가 숨어있어요. 저도 그림을 그리면서 편안함으로 이끌리고, 작품을 보는 관람객들도 제 그림을 보고 위안을 받기를 바라는 것이죠.”

지금 우리사회는 복고열풍이 거세다. 노래와 패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복고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작가는 이런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한국화도 새로운 부흥을 모색할 수 있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이러한 시각 속에는 한국화야말로 우리의 정서를 오롯이 담아낸 그림이라는 배경이 자리했다.

“한국화는 서양화와 달리 우리 재료와 우리 감흥으로 우리만의 정서를 담아낸 그림입니다. 지금이야말로 한국화가 전하는 위안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최 작가는 1980년 무렵 경기도 의정부에 정착, 지금까지 활동하며 미술문화보급과 미술행정, 해외교류전 등에 노력하고 있다. 전시는 22일까지. 문의 053-254-0506

황인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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