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바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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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8.2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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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란 주부
이직이 어려우면 부서라도 바꿔라.

부서를 옮기기 어려우면 업무라도 바꿔라.

업무를 바꾸기 어려우면 자리라도 바꾸라. 최대한 적극적으로 격렬히 바꿔라.

이도저도 바꿀 상황이 안 된다면

내 생각과 행동을 바꿔라.

결국 이도저도 바꿀 상황이 안 될 때는 자신을 바꿀 수 밖에 없는 것인가?

그래서 오늘날 자기계발서가 많은 것인가?

주위 환경을 변화시킬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견디고 산다는 것, 참으로 힘들다.

미성년과 성인의 기준은 만18세 또는 만20세를 기준으로 한다. 그러나 실생활에서는 단순히 나이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신체적 나이와 더불어 정서적 독립,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경제적 독립을 이루었을 때 소위 ‘다 컸다’고 한다. 그만큼 경제적 독립이 중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태어나서 학생이 되기 전까지가 가장 행복한 시기인 것 같다. 온전히 부모의 사랑으로 의식주만 해결되면 되는 삶이다. 초등학생이 되는 날부터 ‘공부’는 의무가 되고, 학생 신분을 졸업하면 ‘직장’이 의무가 된다. 물론 그것들이 자신의 생활과 삶을 위한 것임은 두말할 나위 없다.

취업의 관문을 통과하는 것이 매우 힘든 시기이다. 실업률은 높고, 코로나로 인해 경제상황이 좋지 않아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곳도 적다. 그래서 올해는 유난히 청년들의 취업의 문이 좁다고 한다. 그래서 취업을 하여 일을 하는 것을 감사히 여겨야 한다는 생각을 수없이 하지만, 그렇다고 직장생활이 힘들지 않은 것은 아니다. ‘배부른 자의 투정’이라고 하기에는 늘 직장생활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있었다. 낙타가 바늘 구멍으로 들어가는 것만큼 힘든 것이 ‘돈을 버는 것’이라는 언니의 말처럼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는 것이 힘든 것은 사실일 것이다. 그래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 동료들과 커피타임도 갖고, 저녁을 먹기도 하고, 운동이나 취미생활을 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들다면 그래도 꾹 참고 견뎌야 된다고 생각했다. 아직 주택매입자금 대출금도 다 갚지 않았고, 아이들은 학원비에 용돈을 달라고 시도때도 없이 보챈다. 집안 대소사에 참석을 안 할 수도 없고, 친구들이 부르는 데 매번 거절하면 나중에 아예 부르지도 않을 것이라 안 만날 수도 없다. 물도 돈을 주고 사 먹는 세상이다. 직장을 그만두고 싶어도 그만 두기가 쉽지 않다.

사무실에서 화분을 키운다. 집에도 화분이 있다. 같은 종류의 같은 크기의 식물을 심었다. 6개월이 지나고 나니 사무실 화초는 거의 그대로인데 집 베란다에 심은 화초는 쭉쭉 뻗어 자랐다. 5배정도나 크기가 달랐다. 어떤 장소에 있느냐에 따라 똑같았던 식물이 다르게 자란 것이다. 자신이 있는 곳이 물인지, 흙인지, 바람이 통하는 곳인지, 햇빛이 비치는 곳인지, 가끔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꼭 나만의 문제는 아니다. 환경 탓을 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환경에 따라 성장의 속도는 달라질 수 있다.

주변 동료의 퇴사 소식을 들었다. 다른 곳에 재취업 자리를 정해 놓은 것도 아니라고 한다. 일과 사람 둘 중에 하나라도 괜찮았으면 떠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짐작해본다. 아직 홍희는 퇴사할 용기가 없다. 재취업할 수 있을 가능성이 매우 낮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도 출근을 하지만, 지금 현재 이 공간이라도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부서를 옮겨서 일과 사람이라도 바꿔봐야겠다. 견디고 버티고 자신을바꾸는 것은 더 이상 힘들어서 못하겠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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