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의료정책 반대하지만…아픈 환자 외면할 수 없어”
“정부 의료정책 반대하지만…아픈 환자 외면할 수 없어”
  • 조재천
  • 승인 2020.08.27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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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파업 참여율 낮은 이유는
“예약제 진료, 일정 변경 부담”
코로나·휴가에 경영난도 작용
동네 병·의원을 운영하는 개원의가 주축인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의대 정원 확대 등 정부 정책에 반발해 2차 총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파업 첫날인 지난 26일 대구 지역 의원급 의료기관의 휴진율은 10% 초반대로 나타났다. 파업 기간임에도 지역 개원의 십중팔구가 문을 열고 진료에 나선 것은 환자에 대한 진료 의무 등 사명감과 경영상 어려움이 작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27일 오전 대구 중구 소재 병·의원 대부분은 전날과 마찬가지로 정상 진료에 나섰다. 28일까지 사흘간 의협 2차 총파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문을 닫은 병·의원은 쉽게 찾아볼 수 없었다. 무기한 집단 휴진에 나선 전공의와 전임의에 이어 개원의까지 파업에 가세하면서 환자 불편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개원의들의 휴진율이 낮아 큰 혼란은 발생하지 않고 있다.

집단 휴진에 참여하지 않은 지역 개원의 상당수도 최근 정부가 발표한 의료 정책에는 반대하지만 저마다 문을 열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다고 밝혔다.

수성구 만촌동에서 내과의원을 운영 중인 A 원장은 전날 오후 문을 연 데 이어 이날도 오전부터 정상 진료를 했다. 그는 “파업이라는 게 다 같이 뭔가 이뤄내야 한다는 의지를 가지고 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의사는 환자 생명을 담보로 하는 직업”이라며 “돈을 더 벌고 못 벌고를 떠나서 아픈 환자를 마냥 간과할 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중구 남산동 한 외과의원의 B 원장은 “정부 정책에 반대해 휴진한 의원도 있지만, 요즘은 정부에서 권하듯 예약제로 진료가 이뤄진다. 한 달 전에 예약한 환자가 지금 진료받고 있다”면서 “지난 1차 총파업 일자는 한 달 전에 통보받았지만 이번 2차 파업 일자는 보름 전에 알았다. 정해진 일정을 바꾼다는 것 자체가 사실 부담스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날 집단 휴진에 참여한 한 개원의는 환자들의 불편을 조금이나마 덜기 위해 의원으로 걸려 오는 전화를 직접 당겨 받았다. 중구 동산동에서 신경과의원을 운영하는 C 원장은 “경영상 어려움으로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분들이 많은 것 같다. 그간 코로나 때문에 병·의원 운영이 힘들었다”며 “8월에 휴가를 다녀온 분들도 많은 데다 파업이 사흘간이라 휴진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처럼 휴진에 부담을 갖는 개원의들로 이번 2차 총파업 참여율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자, 의협이 회원들의 동참을 호소하고 나섰다. 최대집 의협 회장은 이날 “정부의 거센 압박 속에서 저마다 고민이 있을 줄 안다”며 “우리가 하나가 되면 해낼 수 있다. 회원 여러분의 관심과 동참, 그리고 연대를 간곡하게 호소드린다”고 했다.

한편 대학병원에서 전문의 자격을 얻기 위해 수련 중인 인턴과 레지던트 등 전공의의 파업 참여율은 전날 기준 58.3%로 집계됐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이날 선배 의사들을 향해 “지난 14일 (의협 1차 총파업) 집회의 참석률과 휴진율을 듣고 너무 비참하고 처참했다”며 “차가운 무관심을 거두고 이제는 한 발짝 더 내딛는 용기를 보여 달라”고 호소했다.

조재천기자 cjc@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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