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
이슬
  • 승인 2020.09.07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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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숙

눈 뜨자마자

아침 햇살 붙잡고 날아오른다

밤 내내 별빛, 달빛으로

얼마나 깊은 사유의 옷을 짜 입었기에

하루살이보다 더 빠르게

날개 없이 사라지는 법 깨달았는가

투명이라는

그 눈물방울이 바로 날개였던가?


◇정인숙= 경산 자인 출생. 경북대 문리대 국어 국문학과 졸업. 경주 월성 중학교 전직 국어교사.1993년 계간지<시와시학>으로 신인상 수상. 시와시학시인회 회장역임. 현대불교문인협회 대구지회 회장 역임. 2019년 대구칼라풀축제에서 대구문인협회 주최로 정 숙 극본 ‘봄날은 간다1’ 시극공연. 만해 ‘님’ 시인 작품상 수상 시집<바람다비제>(10).대구시인 협회상 수상(15).경맥문학상(20).시집: 연인, 있어요(20)외 다수

<해설> 인간의 마음속에는 달의 운석구덩이처럼 크고 작은 결핍들이 있다. 삶은 그 빈 공간을 메우고자 하는 바람의 연속이다. 그것은 온갖 유무형의 꿈과 가치라는 항목으로 갈기갈기 찢어져 인간의 의식과 무의식의 세계를 휘두른다. 사람들은 사랑으로 불완전함을 충족시키고 존재의 완성을 시도하지만, 메워질 수 없는 근본적인 결핍으로 인해 그것이 허상(꿈이나 욕망)임을 경험하게 된다.

사람들은 자신을 완성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대상을 추구한다. 그러나 인간이 찾고자 하는 대상은 허상에 불과하고 욕망만 남긴다. 그 욕망으로 인간은 살아간다. 삶의 가장 강력한 원동력은 욕망이다. 그래서 때론 ‘사랑합니다’ 보다 ‘욕망합니다’가 훨씬 인간적이고 솔직하다. 아침 햇살을 붙잡고 날아오르는 이슬처럼, 우리 안에 욕망을 제거하면 비로소 사랑이 존재한다. 넉넉한 눈길, 편안한 동행, 그리움 담은 기다림이 있는 삶. 가끔 무심함이나 표현되지 않은 감정들,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게 하는 공간과 시간의 개념들이 사랑 충만한 삶으로 이끈다. 어차피 이슬로 왔다가 이슬처럼 사라지는 게 삶이고 인간. 그래서 우리는 늘 가만히 “당신이 보고 싶다”고 되뇌며 자신을 해체한다. 사람은 꿈을 꾸지 않으면 살아 있는 게 아니다. -성군경(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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