久旱山陰只暑饑 (구한산음지서기)
:오랜 가뭄의 산그늘에는 더위만 골골거리고
長霖閣上懼霑衣 (장림각상구점의)
:긴 장마에 다락집 위에서는 옷 젖을 걱정뿐이니
紅塵不到桃源足 (홍진부도도원족)
:세속도 범접치 못해 별천지로 충분하데도
晩暮煙雲乃決歸 (만모연운내결귀)
:늦은 저녁 피어오른 연기가 돌아가라 이르네
◇김원태= 1957년 경북 안동生. 경북고 졸업, 물리학 Ph.D 뉴멕시코주립대 재직 후 개인사업. 현재 미국 라스크루시스 거주하며 生活詩作중
<해설> 예습 예행연습. 코로나로 인한 자택대기 기간 중에 일상이 된 것이 있다. 잠자기 전에 뒷마당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하늘과 바람과 별과 그리고 풀과 물소리를 벗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그것이 그대로 평화다. 은퇴 예행연습이라선지 그렇게 멍하게만 보내지 않고, 날 밝고 쉬는 날이면 해야 할 일도 구상하고 있다. 병마가 휩쓸고 있는 상황에 이런 호사를 누리고, 평온을 느낄 수 있는 것만으로 무릉도원이 따로 없는 것 같다. 그러면서도, 문득문득 고향에 있는 버려둔 집이 보이고, 그 곳에서 해야 할 청사진이 그려진다. 전화위복, 전염병으로 얻어진 것이 있다. 무료하지 않게 하고픈 일을 할 것 같다. -성군경(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