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영원한 에너지를 무엇이라 할까.
고생대부터 지금까지 출렁이고 있는
쉼 없는 몸짓을 무엇이라 할까.
억센 힘으로 부딪치고 쓸러버리는
거대한 바윗돌도 몽돌로 만드는
끊임없는 일렁임을 무엇이라 할까.
무기물이지만 살아있는 감성으로 움직이는
잔잔하다가도 격하게 밀어치는
저 영원한 에너지를 무엇이라 할까.
그냥 물질이라 할까 정신이라 할까.
인류보다 먼저 있었고
인류보다 더 오래 남을
저것을 도대체 무엇이라 이름 붙여야 할까.
◇김종근(金種根)=경북 의성産.심상 신인상(08), 대구문인협회, 대구시인협회, 심상시인회 회원, 시집 <홍시>, <모나리자의 미소> 등.
<해설> 파도의 미세함조차 아름다운 시어로 재탄생하는 것은 시인의 절차탁마의 언어 씀임이 분명하다.
저 파도는 우리가 알 수 없는 그날부터 젖어 떨림의 파문이 있었다. 그리고 아득한 먼 곳으로부터 독자에게 상상의 알레고리를 쥐어준다.
이는 철학적 단어 놀음이 아니라 통괄적인 시의 큰 맥이라고 할 수 있겠다. 독자에게 여백의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제왕국(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