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닥 붙어 취식…길거리 음식 ‘방역 구멍’
다닥 붙어 취식…길거리 음식 ‘방역 구멍’
  • 정은빈
  • 승인 2020.10.13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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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 분식점 매대 손님들
마스크 내리고 옆 사람과 대화
직원 “종지 따로쓰기” 안내뿐
마스크·거리두기 언급은 없어
고객 출입명부 없는 곳 대다수
점포 특성상 비말 튈 가능성 커
전통시장매대앞길거리음식점
13일 낮 12시께 대구 한 전통시장 야외 매대 앞에 이용자 여러 명이 붙어 서 길거리 음식을 먹고 있다. 정은빈기자

겨울철 소비가 늘어나는 길거리 음식 판매점과 노점상이 방역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음식 섭취 형태에 따라 감염 위험이 커지는 만큼 세부적인 방역 지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3일 낮 12시께 대구 중구 한 전통시장에서는 여러 명이 분식점 앞에 나란히 서 길거리 음식을 먹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었다. 한 음식점 앞에는 10여명이 붙어 서 어묵과 떡꼬치를 먹었고, 마스크를 내리고 음식을 먹던 중 옆 사람과 마주보며 대화를 나눴다.

한 점포 직원은 “어묵용 간장 종지를 따로 써야 한다”고 손님들에게 안내했지만 마스크나 거리 두기에 대한 언급은 없었고, 다른 점포도 매대 뒤 벽면에 “꼬챙이와 종지를 매일 소독하고 있으니 안심하라”는 안내문만 붙여 뒀다.

같은 날 오후 1시께 중구 동성로 한 분식점 앞에서도 2~3명씩 모여 대화를 나누며 길거리 음식을 먹었고, 한 남성은 어묵을 먹는 내도록 전화통화를 했다.

취업준비생 권모(여·26)씨는 “노점상 음식을 좋아하지만 요즘은 무증상 감염자가 섞여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먹지 않는다. 누군가의 침이 음식 안까지 튀어 들어갈 수 있으니 찝찝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길거리 음식을 파는 점포는 특성상 대부분 이용자가 좁은 간격으로 붙어 서 음식을 섭취하게 되고, 입으로 바람을 불어 뜨거운 음식을 식히는 과정에 비말이 튈 가능성도 있어 감염 위험성이 크다는 우려를 산다.

이용자가 실내로 출입하는 형태가 아니라서 이용자 명단을 작성하지 않는 곳이 많고, 음식 값을 현금으로 지불하는 경우가 많아 문제가 생기더라도 추적 등 역학조사를 진행하기도 어려운 환경이다.

대구시는 이 같은 형태의 식당에도 일반 음식점과 동일한 방역 수칙을 적용해 관리하고 있다. 실내 음식점의 경우 대화 시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하고, 실외 음식점 중에선 2m 거리 유지가 안 되는 경우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한 점이 구분된다.

특히 미등록 사업장인 노점상은 현황을 파악하기도 어려워 관리 대상에서 벗어나 있다. 영업 형태가 불법인 만큼 의무 관리 대상도 아니라는 것이 지자체 설명이다.

대구시는 ‘방역 도우미’로 활동하는 소비자 감시원과 외식업 단체 회원 총 60여명을 동원해 대구 전역 음식점에 대한 지도·계도활동을 시행할 계획이다.

정은빈기자 silverbi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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