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를 벗어나
수숫단 쌓인 밭고랑에서
천년의 사랑을 맹세하고
도시를 떠난 그와
백년을 채워 만나면
눈쌓인 겨울이 그의 머리에 쌓이고
도시가 변할수록
스스로가 낯설어지는 건
어디쯤에 멈춰버린 젊음 때문
경로석 등받이에 몸을 싣기엔
들판을 달리는 힘이 있다
산은 여전히 눈 아래로 나를 보고.
◇강혜지= 서울産. 한국방송통신대학 일본어학과, 월간광장 시부문 신인상,한국 문인협회 회원, 한양문화예술협회 이사, 다선문인협회 운영위원, 한국미술인협회 회원. 2017년 대한민국 문예대제전 문화예술부문 심사위원, 한국미술협회 이사장상 수상(18), 불교TV 이사장상 수상(18)
<해설> 젊음의 통과절차가 예사롭지 않다. 세월의 덧없음이 2연 멈춰버린 젊음에서 엿볼 수 있다. 그리고 도시의 변함에서도 화자 자신의 모습 아린 추억이 경로석 등받이에 실기는 아직 젊음이 있음을 항변해보지만 그것은 마음뿐이라는 것을 금방 안다.
눈 쌓인 겨울이 머리에 싸인다는 것은 늙음이요, 젊은 날의 약속은 낯설은 추억일 뿐임에서 잘 나타난다. 비애감마저 고즈넉하다. 좋은 시다. -제왕국(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