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 신공항 건설 또 표류 위기”
“동남권 신공항 건설 또 표류 위기”
  • 김종현
  • 승인 2020.11.17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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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산출부터 다시 시작해야
가덕도 추진, 시간 걸릴 수도
17일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가 김해신공항에 대한 근본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면서 20년 가까이 끌어온 동남권 신공항 건설 계획이 또다시 표류할 위기에 놓였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번 검증 결과에 대해 “그동안 부산·울산·경남에서 수없이 제기한 안전성 문제는 빼고, 김해신공항의 수용력 문제를 지적한 것은 원하는 결론을 정해놓고 재검토로 끌고 가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새 활주로 건설을 위해 공항 인근 자연장애물의 절취 여부를 지자체와 상의해야 한다는 법제처의 유권해석에 대해서도 지엽적인 문제라고 허 교수는 지적했다.

허 교수는 “2016년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이 연구용역을 진행할 때 자연장애물에 대해 큰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냈다. 검증위도 ADPi의 연구 결과를 완전 부정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정권마다 혼란이 계속 반복되고 있고 내년 부산시장 선거를 앞두고 국책 사업을 되돌리는 것은 공항 정책의 대혼란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며 “그 피해는 결국 지역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우 한양대 교통물류공학과 명예교수는 검증위에서 당초 연구용역을 수행했던 ADPi와 협업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강 교수는 “2016년 ADPi 연구 결과에서 문제점이 발견됐다면 연구를 수행한 곳과 후속 협의를 당연히 진행해야 하는데 이런 절차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인천공항의 경우 대규모 적자가 예상되고, 다른 세계 공항들도 확장 계획을 취소하고 있는데 미래 변화를 수용하기엔 제한적이라고 한 검증위의 검증 결과는 참 옹색하다”고 비판했다.

영남권 5개 시·도지사가 합의한 신공항 입지 결정을 백지화하는 결론이 내려지면서 다시금 신공항 논의는 지역 간 갈등을 수반하며 혼돈에 빠질수 있다.

김해신공항이 백지화되더라도 부산·울산·경남이 주장하는 것처럼 가덕도 신공항이 바로 추진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과거 사전 타당성 조사에서 김해신공항 안은 가덕도 안보다 모든 항목의 점수가 높았고, 특히 가덕도와 비교할 때 사업비·접근성·환경성 등에서 월등한 점수를 받았기 때문이다. 당시 연구 결과 가덕도는 밀양에 이어 3등으로 최하위 점수를 받았다.

당시 ADPi는 김해공장 확장에는 약 38억달러(4조4천억원)가 들어갈 것으로 추정했다. 또 밀양과 가덕도에 활주로를 하나 만들 때는 각각 41억달러(4조7천500억원), 67억달러(7조7천600억원)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에 김해신공항이 부적합하다면 동남권 신공항은 다시 수요산출부터 시작해 후보지 선정·평가, 최종 입지 선정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등 논란이 가중될 전망이다.

김종현기자 oplm@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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