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우 칼럼]“박근혜 대통령님 미안합니다” -‘토사구팽’ 윤석열, ‘명교죄인’ 윤석열
[윤덕우 칼럼]“박근혜 대통령님 미안합니다” -‘토사구팽’ 윤석열, ‘명교죄인’ 윤석열
  • 승인 2020.11.30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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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우
주필 겸 편집국장
지난해 7월8일 인사청문회에서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는 "정치적 사건과 선거사건에 있어서 어느 한 편에 치우치지 않고, 법과 원칙에 충실한 자세로 엄정하게 처리하겠다"면서 "국민의 눈높이와 동떨어진 정치논리에 따르거나 타협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 총장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을 통해 "기본적 헌법 가치인 자유민주주의를 더욱 굳건히 하고, 공정한 경쟁질서와 신뢰의 기반을 확립하는 데 형사법 집행의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검찰의 주인이자 의뢰인인 국민에게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법이 적용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믿음을 드리겠다"고도 했다.

윤 총장의 소신을 비웃기라도 하듯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24일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감찰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헌정 사상 초유의 검찰총장 직무 배제와 징계 청구를 결정했다.

'진보의 양심'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그는 윤 총장에 대한 직무정지·징계 논란과 관련해 "본질은 권력비리에 대한 수사를 가로막으려는 사법방해"라며 "당·정·청 공동 프로젝트"라고 강력 비판했다. 진 교수 뿐만아니라 권경애 인권변호사 등 진보성향의 인사는 물론 그렇게 생각하는 국민들이 부지기수다. 그는 지난달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법치의 붕괴, 헌정사상 초유의 '사법방해' 사태"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추윤갈등' 자체가 프레임입니다. 이건 두 개인의 갈등이 아닙니다. 윤석열 총장이 '자리' 지키기 위해서 버티는 거 아닙니다. 그럴 생각이었다면, 가족들 공격하겠다는 협박을 받았을 때 진즉 그만 뒀겠지요. 지금 그는 검찰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위해 개인적 불이익을 감수하며 버티는 겁니다.

이 사태가 어디 추미애의 개인적 똘끼의 발로이던가요? 그 뒤에는 당정청 전체가 서 있습니다. 윤석열 해임은 민주당 의원들은 물론이고 청와대와 이낙연 대표, 정세균 총리가 한 팀이 되어 추진하는 공통의 프로젝트입니다. 그저 직접 손에 피묻히는 일을 해줄 똘끼 충만한 인사를 앉혔을 뿐이지요.

사건의 본질은 권력비리에 대한 수사를 가로막으려는 '사법방해'입니다. 지금 저들이 추미애를 앞세워 하는 일은, 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정적을 제거하는 데에 써먹는 것, 즉 '법에 의한 지배'입니다. 그것이 자유민주주의의 초석인 법치를 무너뜨리고 있다는 것, 그게 이 사건의 본질입니다.…"

급기야 27일 오전에 익명의 작성자가 '박근혜 대통령님 미안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스누라이프'에 올렸다.
'스누라이프'는 서울대학교 학생만 이용할 수 있는 전용 포털이다. 이 글은 페이스북 등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
다음은 '스누라이프'에 올라온 '박근혜 대통령님 미안합니다' 글 일부다.
"두 집 살림한다고 채동욱 잘랐을 때 욕했었는데 이번에 사찰했다고 윤석열 찍어내는 거 보니 그건 욕할 것도 아니었다는 걸 알았습니다. 미안합니다. 미르, K스포츠 만들어서 기업 돈 뜯는다고 욕했었는데 옵티머스, 프라임 보니 서민 돈 몇 조 뜯는 것보다 기업 돈 몇 천억 뜯어 쓰는 게 훨씬 나은 것 같습니다. 미안합니다.
문체부 공무원 좌천시켰다고 욕했었는데 '원전 안 없애면 죽을래'라는 얘기했다는 거 보니 그래도 그건 정상적인 인사권의 범위에 있었던 것 같습니다. 미안합니다. 최순실 딸 이대 입학하게 압력 넣었다고 욕했었는데, 조국 아들딸 서류 위조하는 거 보니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그나마 성실히 노력해서 대학 간 것 같습니다. 미안합니다.
위안부 합의했다고 욕했었는데 윤미향 하는 거 보니 그때 합의는 그나마 떼먹는 놈 없이 할머니들한테 직접 돈 전달해 줄 수 있는 나름 괜찮은 방법이었던 것 같습니다. 미안합니다.…
우병우 아들 운전병 시킨 이유가 코너링을 잘해서라고 해서 변명도 가지가지 하고 있네 욕했었는데 추미애 아들 보니 소설 쓰고 있네 안 하고 변명한 건 참 훌륭하고 성숙한 대처였던 것 같습니다. 미안합니다.
최경환 부총리가 나와서 집사라 그럴 때 욕했었는데, 국민은 집 사지 말라고 하면서 집값, 전셋값은 계속 올리는 거 보니, 당시에 집 사란 건 서민을 위한 선견지명의 정책이었던 것 같습니다. 미안합니다.…
윤창중 미국서 인턴 성추행해서 도망 왔을 때 욕했었는데, 안희정, 오거돈, 박원순 터지고 피해호소인이라는 듣도 보도 못한 용어가 나오는 거 보고 기겁했습니다. 미안합니다.
윤석열 좌천시킨다고 욕했었는데, 추미애 이성윤이 하는 거 보니 정권에 대들었다고 한직에 인사발령하는 건 그냥 상식적인 인사 조치인 것 같습니다. 미안합니다. 박근혜 정부가 최악의 정부라고 욕해서 미안합니다. 그때는 이렇게까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세상이 올 줄은 몰랐습니다. 미안합니다." 윤석열 검찰총장을 '토사구팽(兎死狗烹)'하고 '명교죄인(名敎罪人)'으로 만드는 문재인 정권. 항간에는 무엇을 숨기려고 이렇게 까지…라는 말도 무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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