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의 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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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12.02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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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복 영진전문대학교 명예교수, 지방자치연구소장
서울에서 택시를 탔다. “대구는 0이네요.” 대구에서 왔다고 하니까 대뜸 하는 말이다. 코로나 확진자가 매일 500여명을 오르내리고 있는데 대구사람을 만났으니 대구코로나가 생각났던 모양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2.0 탓인지 거리에는 행인도 차량도 뜸하다. 반백의 여성운전자가 한 말을 되씹어 본다. 대구는 확진자가 한 사람도 나오지 않아 다행이지만 연초 대구에서 시작되어 온 나라에 번진 코로나19의 공포를 연상하면서 서울의 코로나 엄습을 걱정한 말이었을 것이다.

대구 봉쇄란 기막힌 말이 귀에 어른거린다. 대구의 코로나 극복은 시민들의 예방참여, 의료진의 따뜻한 인간애, 지방정부의 조밀한 방역계획 덕분이다. 감염병이 창궐했을 때 권영진 대구시장은 시 청사에 야전침대를 갖다 두고 침식을 죽 해 왔다. 시장으로서 위기에 대처하는 정신, 지도력을 보여주었다. 지난 3월, 대구시장이 업무 중 쓰러진 일이 있었다. 그칠 줄 모르는 코로나 등살에 정신적·육체적으로 침잠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엊그제 뉴스에서 권 시장이 위암 수술을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암도 잘 치료되는 세상이니 걱정할 바 아니지만 시장이 암 수술한 것을 구태여 왜 공개했을까. 누구나 자기 병을 숨기려고 하는 것이 상례이지만 시장이 먼저 건강 상황을 알림으로써 이런저런 뒷말이 나오는 것을 막고 병을 극복할 수 있는 자신감, 암도 별것이 아니라는 것을 시민들에게 전하려는 생각 때문이었으리라. 시장의 생각과 판단이 옳다고 본다. 대구시민 누구나 시장이 속히 쾌차하기를 바라고 있다. 시민들의 따뜻한 마음, 그것이 민심이다.

정말 어수선한 나날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대선 후보자로서 계속 윗자리에 있다. 별의별 말과 아전인수적인 법적·행정적 조작으로 그를 옥조이고 있지만 민심의 향방은 그대로다. 윤 총장을 자리에서 내쫓기 위한 작업들이 착착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민심의 흔들림은 예사롭지 않다. 검찰 내부에서는 상하 거의 모든 조직원들이 총장을 향한 법무부의 법적·행정적 조처가 위법·부당하다는 견해를 내 놓고 심지어 추미애 법무장관의 직속 부하들 여럿이 같은 주장을 하는 실정이다.

법무관련 조직 내의 많은 민심이 요동하고 있는데도 추 장관은 오로지 징계위원회를 통하여 해임절차를 밟고 대통령에게 해임을 요구할 것 같은 분위기다. 징계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거의 공개적으로 중징계인 해임만을 주장하는 것은 각본 그대로다. 문재인 대통령은 관련 장관이 해임을 요청하면 못 이기는 체 결재를 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 국민들의 시각이다. 지금과 같은 정치상황에서 대통령은 검찰총장이 법률을 위반했기 때문에 해임했다고 쉽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추 장관이 6개 항목의 법 위반을 적시하면서 해임을 건의하겠다고 벼르는 것은 형식상 절차를 준수했다고 하지만 그 실상은 오로지 총장을 찍어내기 위해 법적·행정적 조작방법을 동원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여기에 대통령이 맞장구를 친다면 민심은 심히 흔들릴 것이다. 그렇더라도 대통령과 정부, 여당은 쾌재를 부르면서 권력누리기, 다지기에 여념이 없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인기조사에서 40% 지지율은 고정적이다. 그 40%의 열렬한 충성심이 정권을 유지하는 기초가 되고 있다. 국민들은 이 40%를 정권 지지자들이라기보다 편 가르기를 주도하는 친문집단 세력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 의원 가운데 56명이 친문으로 분류된 것을 보고 심히 놀란 적이 있다. 이들은 국민들의 대표자가 아니라 40%의 후원자요 대표자일 뿐이다.

윤 총장은 자기 입으로 정치를 하겠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 그런데도 집권층은 그를 보수 측의 유력 대선후보자로 인정하려고 애쓴다. 그가 상위권에 있는 그곳은 바로 민심의 좌표다. 그가 대선에 출마할지는 알 수 없으나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이 나라의 정치상황에 식상한 국민들은 윤 총장과 같은 정의로운 인물이 정치지도자가 되었으면 하는 로망이 있다. 항간에서는 윤 총장을 자르려는 이유는 월성 1호기 문제와 울산 선거부정 등과 같은 사안을 수사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또 추 장관의 뒤에는 정치적 큰 힘이 있다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이것이 지금의 민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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