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장 대구 답사]“신천따라 걸으며 다양한 생물 보니 답답했던 마음 풀려”
[내 고장 대구 답사]“신천따라 걸으며 다양한 생물 보니 답답했던 마음 풀려”
  • 남승현
  • 승인 2020.12.27 21:3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도심을 남북으로 흐르는 신천
1급수에서만 사는 수달도 살아
물의 건강 상태 판단하는 지표
역사·문화 함께 하는 수변공간
복식문화실-탐방
대구 교동중학교 학생들이 국립대구박물관 복식문화실에서 우리나라의 다양한 전통복식을 살펴보고 있다. 전영호기자

[내 고장 대구 답사] 교동중학교 ‘GD그린’팀

◇신천

대구의 도심을 남북으로 흐르는 강으로 오래 전에는 사이천 또는 새천으로 불렸다. 신천은 달성군 가창면 우미산에서 발원해 가창면 용계리에서 용계천을 합류, 대구를 남에서 북으로 가로질러 금호강으로 흘러든다.

신천 서쪽 둑에는 신천대로가, 동쪽 둑에는 신천동로가 있어 교통 소통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신천을 잇는 수 많은 다리 위로는 밤낮 없이 자동차가 다니고, 그 아래에는 1급수에서만 사는 수달이 살고 있다.

수달은 전 세계 흐르는 물의 건강 상태를 판단할 수 있는 지표종이다. 그 때문에 우리나라 곳곳에 흐르는 물길은 수달이 있는지 없는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지기도 한다. 워낙 깨끗한 곳을 좋아해 2급수 이하의 물길에는 발길조차 않는 수달은 유럽·북아프리카·아시아에 널리 분포한다. 한국의 경우, 과거에는 전국적으로 볼 수 있었으나 남획되고 하천이 황폐화되면서 그 수가 줄었다. 1982년 11월 16일 전국 일원에 천연기념물 제330호로 지정되었고, 2012년 7월 27일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약 3000만 년 전부터 한반도에 살았었지만, 더럽혀진 물로 인해 멸종 위기 1급 천연기념물이 된 수달이 2005년 대구 신천에 돌아왔다. 신천을 걷다 보면 수달에 관한 안내문과 조형물을 볼 수 있는데 신천에 수달이 산다는 것은 신천이 깨끗해졌다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1960~1980년대, 지역 경제는 발전했지만 대구·경북에서는 섬유, 금속가공 등의 산업에서 발생하는 수질오염 물질이 금호강에 유입되어 물고기 떼죽음 등의 부작용과 고통을 감수해야만 했다.

하지만 대구시와 대구 시민의 수질개선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으로 신천은 천연기념물인 수달이 살 수 있을 만큼 맑아졌다. 또 매, 황조롱이, 흰목물떼새 등 희귀 야생동물도 대구 시민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수질개선을 위한 대구시와 대구 시민의 끊임없는 노력은 2015년 4월 제7차 대구·경북 세계 물포럼 개최로 이어졌다. 신천을 살리기 위한 대구 시민의 노력과 생태복원 사업으로 신천은 사람과 자연, 산업이 공존하고 역사, 문화와 함께 하는 수변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여름이면 ‘신천 물놀이장’, 겨울에는 신천 야외 스케이트장도 개장해 산책, 물놀이, 레저, 문화가 어우러지는 힐링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도동 측백나무 숲

천연기념물 도동 측백나무 숲
옛 시인·풍류객들 자주 찾던 곳
식물 지리학적 가치 인정받아
재배식물의 자생지로 중요시돼

천연기념물 제1호인 도동 측백나무 숲은 조선 초기의 학자 서거정(1420~1488) 선생이 말한 대구의 경치가 좋은 열 곳 중 제6경에 해당하는 북벽향림이다.

옛날에는 절벽 앞 개울물이 깊고 푸르렀으며 숲도 훨씬 울창하여 시인들과 풍류객이 자주 찾았다고 한다. 대구에서 영천, 경주로 가는 길목이어서 길손들의 쉼터가 되기도 했다. 천연기념물을 처음 선정할 당시에 측백나무가 집단으로 자라는 곳으로는 가장 남쪽이며, 옛날에는 묘지의 둘레나무로 심는 등 측백나무 쓰임의 귀중함을 감안하여 천연기념물 제1호로 지정되었다. 측백나무는 단양, 영양, 울진, 안동 등 우리나라 여러 곳에서 발견되었지만 그 자생지 중에서도 도동 측백나무 숲이 가장 남쪽에 위치한 곳으로서 식물 지리학적 가치를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현재 1,200여 그루의 측백나무가 굴참나무, 느티마무, 굴피나무, 물푸레나무 등과 같이 섞여 자란다. 이 중 일부는 나이가 수백 년에 이르나 대체로 키 4~5m, 줄기 지름 10cm 전후에 불과하다.

평소에는 물이 흐르지 않는 냇가의 오른쪽 사면에 자라며, 사면의 밑부분은 절벽 비슷하게 급한 암면으로 되어 있다. 천연기념물 지정 당시에는 달성의 측백수림이라 하였다가 대구 도동측백나무 숲으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원래 측백나무는 절벽 바위에 뿌리를 내리고 숲을 이루는 경우가 많은 특성을 지니고 있다. 대구의 천연기념물 제1호 측백나무들도 마찬가지로 절벽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중국에서만 자라는 나무로 알려져 있지만 희귀하게도 한국에 서식하고 있어서 학술적 가치가 높다.

또한 측백나무는 측백나무과에 딸린 상록교목으로 한때 울타리용으로 많이 재배하였다. 따라서 이 측백나무 숲은 재배식물의 자생지로서 중요시되고 있다.

남승현기자 namsh2c@idaegu.co.kr

수달포토죤
지난 10월 10일 대구 교동중학교 학생들이 중구 신천 수달포토존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수정기자

조상들이 만든 도예품·전통 옷의 섬세함·색감에 감탄

관료·왕족의 복식 생동감 더해
갓 쓰기 체험 하며 선비 흉내도

◇그린시티, 대구교동중 ‘GD그린’팀

첫 번째 답사지인 국립대구박물관 앞에서는 칠곡 정도사지 오층석탑이 교동중 ‘GD그린’팀 학생들을 반겼다. 아래층 기단의 연꽃처럼 보이는 안상 무늬가 특히 눈길을 끌었다. 본래 경북 칠곡군 약목면 정도사 터에 자리했던 석탑은 경복궁을 거쳐 지난 1994년 이곳으로 옮겨졌다.

국립대구박물관 고대문화실에는 조상들이 돌, 청동, 쇠 등을 활용해 만든 유물들이 가득했다. 지역마다 다른 도예품의 풍조는 물론, 고대의 도예 솜씨는 절로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특유의 섬세함은 철제, 금제 제품에서 가장 도드라졌다. 작은 철판 조각 하나하나를 가죽끈으로 연결해 만든 방어용 무기, 장신구 등이다. “금제 유물은 가까이서 봐야 그 진가를 알 수 있다”는 문화해설사의 말에 학생들은 금제 장신구 앞으로 몰려들어 눈을 반짝였다.

복식문화실에서는 한국 전통 옷의 구성과 색감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었다. 사또 등 관료의 복식에서부터 선비, 왕족의 복식까지, 전통 옷의 대비되는 색감은 생동감을 더했다.

이날 국립대구박물관에서는 ‘갓 쓰기 체험’도 진행됐다. 한 학생은 조선시대의 선비라도 된 마냥 갓을 착용하고 멋진 포즈를 지어 보였다. “조상에 비해 자신의 머리가 큰 것 같다”며 갓을 쓰는 데 어려움(?)을 호소하는 학생들을 보면서 선생님은 한바탕 웃음을 터뜨렸다. 학생들은 “좀 불편한 부분도 있지만, 신기하기도 하고 여름에 쓰기 시원할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비슷한 디자인의 모자들이 현대에 다시 유행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학생도 있었다.

두 번째 답사지인 신천 둔치는 맑은 하늘과 잘 어우러졌다. 학생들은 까만 잉어떼와 해오라기, 잠자리 등을 살피며 신천 둔치를 거닐었다. 일행은 “코로나19로 답답했던 마음이 확 풀린다”며 큰 숨을 들이마시고, 덩쿨 동굴 아래서 서로 사진을 찍어주며 미소 짓기도 했다.

문화해설사는 “1급수의 깨끗한 물을 좋아한다는 멸종 위기 야생동물 1급 수달이 이곳 신천에서 살고 있다”고 했다. 수질개선을 위한 대구시와 시민들의 끊임없는 노력이 빛을 발하는 대목이다.

동구 도동측백나무숲에서는 측백나무 향을 맡기 위해 학생들이 연신 코를 벌름거렸다. 쌉싸름한 향을 감지한 학생들이 저마다 감탄사를 내뱉었다. 측백나무는 예로부터 신선이 되는 나무로 귀하게 대접받았으며, 무덤 속 벌레를 퇴치하는 힘이 있어 묘지의 둘레 나무로 심는 등 귀하게 쓰였다고 전해진다.

마지막 답사지였던 동구 신숭겸장군유적지에는 고즈넉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마당에는 400년간 자리를 지켜온 태조 왕건 나무가 꼿꼿했고, 표충단 근처에는 진분홍빛 배롱나무가 장관을 이뤘다. 신숭겸장군은 927년 공산전투에서 견훤의 군대에게 왕건이 포위되자, 그를 구해내고 최후까지 싸우다 이곳에서 장렬히 전사했다.

이날 답사는 ‘그린시티, 대구’를 주제로 국립대구박물관~신천~도동측백나무숲~신숭겸장군유적지 순으로 진행됐다. 답사에는 교동중 전미정 교사와 1학년생 김대훈, 김도영, 김민서, 정현서, 차규빈 학생 등이 참여했다.

김수정기자 ksj1004@idaegu.co.kr

 

 

도동측백나무숲
대구 동구 도동측백나무숲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교동중학교 학생들. 김수정기자

 

“사람·동물·식물이 공존 하는 신천 보호 위해 노력”

◇현장답사 소감

대구서 경치가 좋은 10경 중 6경
도동 측백나무 숲 풍광에 매료

신천에서 친구들과 함께 돌면서 해오라기를 보왔다. 수달을 못 본 게 아쉽지만 재미있었고 친구들과 노는 영상도 찍고 (손목이 아프지만) 밥도 먹고 놀았다 첫 계획은 풍국면에 가서 체험을 하는 것이었는데 가지 못해서 아쉬웠다. 대신 신천을 따라 걸으면서 다양한 생태계 생물을 보고 자연 속에서 밥도 맛있게 먹었다.

신천은 여전에 홍수가 났을 때 물이 넘치지 않게 하기 위해서 만들어 졌다고 알고 있지만 지리학적으로 원래 강이었다는 것을 알았다. 그런데도 아직 신천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신천에 크고 많은 수의 잉어도 있었고 해오라기도 제법 많이 보였다. 원래 수달은 우리나라에 많이 살고 있었는데 수달의 털을 모피로 사용하기 위해 수달을 죽이고 남획해서 많이 없어졌다고 한다. 또 수달은 천연기념물로 지정 되어 있어 특정한 장소가 아니고 개인이 마음대로 수달을 키울 수 없다. 수달은 귀여운 외모지만 맹수의 습성을 가지고 있다. 수달이 야행성이라 밤에 주로 활동하여 낮에 볼 수 없는 것이 안타까웠다. 답사하는 동안 내내 짐벌을 사용하여 촬영한다고 무거워 팔이 아프기도 했지만 촬영 내내 재미있었고 친구들과 더 친해지는 계기가 됐다. 사람과 동물, 식물이 공존하는 아름다운 신천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가 노력해야겠다.

대구 도동 측백나무 숲도 가 보았다.

이곳은 조선 초기 대학자 서거정 선생이 말한 대구에서 경치가 좋은 10곳 중 6경에 해당돼 있어서 인지 경치가 아름답고 좋았다.

절벽 사이사이에 핀 푸른 측백나무가 밝은 태양, 파란 하늘, 많은 구름과 함께 어울려져 측백나무 숲이 더 멋져보였다.

또 원래 측백나무는 중국에서 건너온 걸로 여겨왔으나 경상북도 영양, 충청북도 단양 등 여러 곳에서 자생하고 있음이 발견되어 측백나무 쓰임의 귀중함을 감안해 1962년 천연기념물 제 1호로 지정되었다. 이 내용을 듣고 대구에 사는 내가 왠지 모르게 자랑스럽고 뿌듯했다. 천연기념물 1호라는 설명을 듣고 보니 숲이 더 울창하고 풍성해 보였다. 옛날에는 이 숲 앞에 개울물이 흐르고 있고 숲은 더 울창해서 시인들과 풍류객이 자주 찾았고 대구에서 영천, 경주로 가는 길목이어서 쉼터가 되기도 했다고 한다. 지금은 개울물이 흐르지 않지만 개울물이 흐르는 모습과 울창한 숲을 함께 보면 대단한 경치와 엄청난 휴식이 될 것 같았다.

내가 숲을 먼저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면 다른 사람들 에게도 퍼져 숲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게 돼 선한 영향력을 받아 숲이 더 잘 자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측백나무 숲에서 많은 걸 느끼고 생각하게 된 것 같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