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불운에 울었던 박주영(25.AS모나코)이 한국 축구대표팀의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끌고 모처럼 웃었다.
박주영은 23일(한국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2010 남아공 월드컵 조별리그 나이지리아와 B조 3차전에서 1-1로 맞선 후반 4분 프리킥 골을 터트려 대표팀에 리드를 안겼다.
한국 대표팀은 비록 2-2로 비겼지만 1승1무1패로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축구천재 박주영은 2006년 독일 대회에서 스위스와 3차전(0-2 패) 때 선제 결승골로 연결된 프리킥을 내줬고, 이번 남아공 대회에서는 아르헨티나와 2차전에서 전반 17분 자책골로 선제골을 내줘 1-4 대패의 빌미를 제공하는 등 월드컵과 좋은 인연을 쌓지 못했다.
주포로서 제 구실을 못해 마음고생이 심했을 법한데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박주영은 "마음 고생은 경기 다음날 털어냈다. 주위에서 부담을 갖지 않게 많이 도와줬다. 감독 등 코치진도 개의치 말라고 했다"면서 "실수는 경기를 통해 만회하면 된다는 마음으로 준비를 많이 했다"고 밝혔다.
직접 프리킥 골은 박주영이 이번 대회에서 처음이다.
박주영은 "공이 가려 보이지 않았다. 골그물이 출렁여 그제야 알았다"면서 "운이 좀 따랐던 것 같
다. (염)기훈이 형과 전반 한 번씩 프리킥을 찼는데 킥을 할 때 상대 골키퍼가 움직이더라. 내가 다시 프리킥을 할때 기훈이 형에게 살짝 움직여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훈련 시 프리킥 연습을 하는데 준비한 대로 돼 줘서 좋았다. 우리가 비기는 것도 좋지만 이겨야 16강 진출을 확신할 수 있었기 때문에 더 기분이 좋았다"고 덧붙였다.
선제골을 내줬을 때에는 "나이지리아도 반드시 이겨야 해 공격적으로 나오면 뒷 공간이 많이 생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점수를 먼저 내줬지만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태극전사들은 이제 1차 목표인 16강 진출을 이뤘다. 하지만 박주영은 "멈추지 말고 계속 도전하겠다. 한걸음 한걸음 새 목표에 도전하겠다"며 새로운 각오를 드러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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