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망 확충·물류기업 유치…국내 대표 물류공항 만들자
교통망 확충·물류기업 유치…국내 대표 물류공항 만들자
  • 김종현
  • 승인 2020.12.3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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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과제와 비전
국토 중앙…확장성 경쟁력
첨단제품·농산물 수출 유리
민간·중대형기 활주로 필요
동남아 국가 경제성장 호재
저비용항공사 확대 대비를
美 멤피스 공항 모델 삼아야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민군통합공항이 갖고 있는 한계를 극복하고 국내 대표 물류공항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부산·경남의 가덕도 공항 추진으로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이 난제를 만났다. 하지만 대구시와 경북도는 공항용역의 착수 등 본격적인 건설을 앞두고 통합신공항이 침체된 지역발전을 이끄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21년 밑그림이 그려질 대구경북 통합공항, 해결해야할 문제는 무엇이고 비전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공항은 단순히 단순히 여객과 화물을 실어 나르는 교통중심지의 역할만을 하는 것이 아니다. 네덜란드의 스키폴공항, 싱가포르의 창이공항 등은 인근의 항만, 철도와 연계해 국제 비즈니스, 첨단산업, 물류산업, 연구개발, 관광 등이 융합된 하나의 경제권을 형성하고 있다. 도시의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인프라인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통합신공항은 충분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우선, 군위·의성 통합신공항은 배후에 충분한 항공물류 수요를 가지고 있다. 2019년 대구경북에서 발생한 수출입 항공화물은 6.6만톤에 이르며 이 중 99%는 인천공항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이 휴대폰,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첨단제품과 백신·바이오 제품, 화장품, 그리고 신선농산물 등 경북의 주력 산업 생산물들이다.

지척에 국제공항을 두고도 제대로 된 시설이 없으니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가며 인천까지 가야하는 답답한 현실이다.

지난 2003년 LG디스플레이가 파주로 이전하고 2019년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가 수원으로 이전한 데에는 물류비용 부담이 한 몫을 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경북도는 통합신공항을 경제·물류공항으로 육성하기 위해 중대형 항공기의 안전한 이착륙이 가능한 3천 500m 이상의 활주로와 연간 26만톤 이상의 항공화물 처리가 가능한 화물터미널 건설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여객과 물류가 신속하고 편리하게 공항으로 접근할 수 있는 광역교통망도 건설한다.

서대구KTX~신공항~의성 공항철도와 김천~신공항~의성 철도, 북구미IC~군위JC 고속도로 등이 신설되면 경북 전역에서 1시간내에 통합신공항으로 접근이 가능하다.

2016년 상주~영덕간 고속도로 개통 이후 영덕을 찾는 관광객 수가 500만명에서 1천만명으로 많아졌다. 소멸위험지수 전국 1위의 불명예를 안았던 군위·의성은 획기적인 발전의 계기를 맞이하게 된다.

K-2 군공항 이전에 따라 약 1만여명의 군 관계자가 이주할 계획이며 민간공항종사자 등 약 2만여명의 인구가 유입될 전망이다.

물류단지에는 글로벌 항공물류기업을 유치해 전자상거래를 기반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특송화물 처리의 국내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농·수산물의 생산·가공·포장·수출에 이르는 전 과정을 처리하는 농식품산업 클러스터, 바이오·백신산업 지원을 위한 저온유통 물류비즈니스센터, 화장품의 주문에서 배송까지 원스톱으로 처리하는 전용 물류센터 등을 조성하여 지역 산업의 물류를 지원하기로 했다.

중·장기적으로는 항공클러스터를 자유무역지역이나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해 육성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같은 청사진 속에 전문가들은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이 우리나라 대표 물류공항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영남대 도시공학과 윤대식교수는 통합신공항의 경쟁력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 아시아권에 큰 항공시장이 만들어질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우선 주변국가들의 경제성장이다. 중국은 6~7%,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도 8%에 이르는 가파른 경제성장을 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성장하면 제일먼저 하는 것이 외국으로 여행가는 것이다. 항공수요의 폭발적인 증가가 예상되는데 중국이 제일먼저 갈 수 있는 나라가 한국이다. 윤교수는 “코로나 이후 항공수요 폭발에 대비해 이제는 아웃바운드가 아니라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인바운드 관광객을 생각해야 할 때”라고 단언했다.

항공수요 증가의 또 하나의 이유는 저비용항공사(LCC)의 시장점유율 확대다. 저비용항공사의 비율은 한국 40%, 중국은 5~10%이내인데 중국이 앞으로 저비용항공사 육성에 나설 것으로 보여 항공권 가격이 내리면 소비가 늘어날 수 밖에 없다. LCC가 갈 수 있는 5~6시간 항공거리에 제일 가까운 곳이 한국이라는 것이다.

윤교수는 “대구경북이 수요가 없다고 하지만 그것은 아니라고 본다. 수요는 굉장히 많다. 김해확장이든, 가덕도 생기든 대구경북을 위한 항공수요는 인바운드와 아웃바운드로 만들수 있다”고 말한다. 윤교수는 대구공항이 2019년 코로나 이전에 연간 400만을 처리했는데 천만, 천5백만 승객도 10년, 20년 이내 충분히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중국사람들을 겨냥해 값싸게 주말에 놀러올 수 있는 명품관광 즉 공항주변 프리미엄 면세 아웃렛을 가져와야 한다. 3대문화권 관광자원과 연계한 상품외에 디즈니랜드 같은 리조트 등 도시관광자원도 있어야 한다.

경북도가 제조업물류 공항을 준비하고 있지만 제조업은 물량이 얼마나 나올지 의문이다. 아마존 등 전자상거래 업체의 동북아지역 물류허브 유치가 더 효과적이다. 윤교수는 “세계적 전자상거래 업체의 한국내 디스트리뷰선 적지가 군위 의성이다. 우리나라 물류업체가 이에 맞춰 전략적으로 창고를 많이 준비해 놓으면 이곳으로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마존이나 알리바바로서는 동북아 전체 허브가 필요하다. 이런 면에서 통합공항은 대전의 청주공항과 경쟁할 것이다. 세종시와 대전에서는 청주공항으로 가는 간선급행버스체계 (BRT:Bus Rapid Transit), 공항철도가 이미 준비중이다.

대구경북 공항경제권이 살아남기위해 미국의 대표적 물류공항인 테네시주 멤피스 공항을 모델로 삼을 필요가 있다.

미국내 여객이 가장 많은 공항은 아틀란타, LA, 시카고 공항 순이지만 물류는 멤피스 공항이 가장 많이 처리하고 있다. 멤피스 공항은 미국 동남쪽에 치우쳐있는 조그만한 내륙공항인데도 United Parcel Service(UPS 국제 화물·해외 택배사업) 업체와 아마존 등과 협약해 특화된 택배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화물특송으로 유명한 FedEx Express의 본사가 이곳에 있다. 페덱스는 항공기 수와 화물 수송량에 있어 세계 최대의 항공사다. 페덱스 익스프레스의 화물 직항편이 미국의 여러 도시를 비롯해 유럽, 남아메리카 등 전세계로 운항되고 있다.

이와 같은 화물기 운영에 힘입어 멤피스 국제공항은 1993년부터 현재까지 세계 최대의 화물 운송량을 기록하고 있다. 애초에 농경지에 만들어진 공항으로 이 지역의 토지가격이 싼 장점을 살리고 전략적으로 접근해 경쟁력있는 공항이 됐다.

군위·의성공항이 살기위해서는 민군통합공항이 갖고 있는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 군용 활주로를 제외하고 나머지 한개 활주로를 민간전용으로 쓸 수 있어야 한다. 두 활주로의 이격겨리가 1㎞ 정도는 되야 언제든지 민간전용 비행기가 뜰 수 있다. 대구시의 공항 용역에 이런 내용이 담겨있어야한다. 민항기 전용 활주로 하나만 있으면 연간 천 500만명의 승객을 처리 할 수 있지만 전투기때문에 제한이 있으면 이정도 처리는 불가능하다.

여당은 올해 초 가덕도 공항 특별법을 처리할 예정이다. 대구시는 가덕도 공항 저지를 위해 헌법소원 등 다양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대구공항 이전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 시민의견 수렴 등 세밀한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이를 토대로 통합대구공항을 어떻게 살릴 것인지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김상만·김종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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