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장 대구 답사] “잊힌 역사는 슬퍼…역사의 흔적 남기는 게 중요”
[내 고장 대구 답사] “잊힌 역사는 슬퍼…역사의 흔적 남기는 게 중요”
  • 남승현
  • 승인 2021.01.03 2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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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장 대구 답사] 정화중 ‘발디딤’팀
일제강점기, 조선의 교육 통제
외국어 과목 일본어가 ‘국어’로
교육박물관에는 근대사 한눈에
전시실 7개와 체험실 5개 갖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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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정화중학교 학생들이 대구교육박물관에서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김선국 사진작가

◇일제강점기 학생들의 생활

외교권을 강탈한 1905년의 을사늑약 체결 후 일본은 조선의 교육까지 통제하기 시작했다. 1910년 한일병합 후에는 학교 교육을 통한 식민 지배가 본격적으로 시작돼, 이전까지 외국어 과목이던 일본어는 ‘국어’로, 원래 ‘국어’였던 우리말 과목은 ‘조선어’가 됐다. 1938년부터 1945년까지는 조선의 교육, 학교, 학생이 가장 혹독하게 일본에게 통제당한 시기였다. 조선인을 일본인으로 개조하려는 교육이 실시됐기 때문이다. 이 시절 조선의 학생들은 일본이 일으킨 태평양전쟁의 피해자였다. 군대와 전쟁물자 생산 현장에 동원된 까닭이다.

하지만 이런 시련 속에서도 항일운동에 적극 뛰어든 이들도 많았으니, 대구의 학생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일제의 강압적이고 차별적인 교육에 맞서 많은 학생이 특권과 안정된 미래를 버리고 독립운동의 선봉에 섰다.

◇대구교육박물관

대구교육박물관 북구 산격동에 있는 대구교육박물관은 교육 도시 대구의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곳이다. 대동초등학교가 있던 자리에 2018년 6월 15일 개관한 대구교육박물관에서는 대구의 교육 관련 자료를 수집, 보존, 전시하고 있으며 근대부터 현대까지 대구 교육의 발자취를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다.

대구교육박물관은 7개의 전시실과 5개의 체험실을 갖추고 있다. 교육역사관에서는 우리나라 전통시대부터 개화기, 일제강점기까지의 교육의 변화와 발전을 살펴볼 수 있으며 우리나라 현대교육사의 중요한 사건과 발전 과정, 유물을 전시, 소개하고 있다.

금계기증유물실에서는 금계 변우용 선생이 오랜 세월 수집한 민속품과 도서, 그리고 선친이 평생 교직에 봉직하면서 모은 교육 현장의 희귀 사진, 상장, 앨범, 교사자격증, 발령증 등 다양한 교육 자료를 전시·소개한다.

대구교육관에서는 대구교육의 역사와 인물, 방향과 비전을 소개하고 있으며 대구 유아교육 역사와 각 시대의 특징, 대구의 유치원을 소개하는 유아교육실도 있다.

지역기업이 참여한 주제전시실 및 시민, 학교, 기관의 참여로 수집된 자료를 전시하는 기증유물실과 더불어 기획전시실에서는 다양한 주제의 전시가 열린다.

또한 학교체험 VR실, 크로마키 체험실, 디지털 아쿠아리움, 고고학체험실, 문화체험실, 교육역사자료실 등 동시대의 미래와 과거를 알게 하는 교육 콘텐츠뿐만 아니라, 세대 간 공감을 위한 교육역사 체험공간을 제공해 시민·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문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28민주운동 기념탑과 경북고등학교역사관

2·28 민주운동은 1960년 2월 28일 경북고, 대구고, 경북대사대부고 등 대구 지역 고등학생들이 정부의 부패와 불법적인 인권유린에 대항해 일으킨 민주운동이다. 대구 지역 어린 학생들의 규탄에 차츰 시민들도 동참했고, 전국에 알려지면서 3·15 마산의거, 4·19 혁명의 도화선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두류공원에 있는 2·28민주운동 기념탑은 2·28민주운동의 숭고한 뜻을 기리기 위해 과거 명덕네거리에 세웠던 것을 1990년 2월 28일 지금의 위치로 이전한 것이다.

외에도 경북고, 대구고, 상원고, 대구공고에 2·28 기념탑이 건립돼 있으며, 경북 고등학교역사관에서도 이 학교의 역사와 함께 하는 2·28 민주운동 자료를 만날 수 있다.
 

두류공원 2·28민주운동 기념탑
경북고·대구고·상원고 등에도
대구 곳곳에 각종 기념탑 세워져

◇대구사범학생독립운동 기념탑

일제강점기 대구사범학교 학생들의 독립운동을 기념하는 이 탑은 두류공원과 사대부고 교정 두 곳에 있다. 두류공원 기념탑 건립문은 “눈서리가 땅을 덮어도 송죽은 푸름을 바꾸지 않고 총칼이 목숨을 겨눠도 지사는 뜻을 굽히지 않나니”로 시작한다.

◇태극단 학생독립운동 기념탑

태극단학생독립운동기념탑은 2000년 초에 대구상원고등학교 총동창회에서 현재의 위치(대구상원고등학교 후문 부근)에 세운 것이다. 탑과 함께 기념공원도 조성해 놓았다. 매년 5월 이곳에선 태극단 학생들의 후배인 상원고 학생들이 구국에 앞장선 선배들을 기리는 행사가 열린다.

◇3·1 만세운동길과 신명3·1운동 기념탑

1919년 3월 8일 대구에서 일어난 독립만세운동 때 학생들이 집결지로 이동하던 길 중 하나가 바로 3·1만세운동길이다. 돌계단을 오르면 청라언덕이 나오는데, 만세운동 당시에는 계단 길 근처의 신명여학교에서 교사를 비롯해 50여 명의 이 학교 졸업생과 재학생이 참여했다. 신명3·1운동기념탑은 그 때의 역사를 기억하고자 건립된 기념물이다.

남승현기자 namsh2c@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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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정화중학교 학생들이 대구교육박물관에서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김선국 사진작가

독립운동 당시 학생들의 초연한 의지에 감탄 

조선의 학생들 이룬 업적 회상

"곳곳의 기념탑, 잘 관리되길"

◇정화중 ‘발디딤’팀

같은 또래 학생들의 구국운동 역사를 바라보는 눈길이 심상찮다. 조선 학생 가운데에는 혹독한 일제치하 속에도 항일운동에 적극 뛰어든 이들이 많았다. 일제의 강압적이고 차별적인 교육에 맞서 많은 학생이 특권과 안정된 미래를 버리고 독립운동의 선봉에 섰다.

10월 10일 정화중학교 학생들은 일제강점기 선배 학배 학생들의 생활을 지켜보았다. 3·1 독립만세운동, 6·10 만세운동, 광주학생항일운동 등 조선의 학생들이 주도한 운동을 되짚으면서다.

대구에는 2·28 민주운동을 기념하는 탑이 많은데 그중 대표적인 것이 1961년 과거 명덕로터리에 세워졌고, 지금은 두류공원에 있는 기념탑이다. 이 외에도 경북고, 대구고, 상원고, 대구공고에 2·28 기념탑이 건립돼 있다.

“그 시절을 상징할 수 있는 조형물들이 있다는 것은 참 뜻 깊은 일인 것 같아요. 당시 학생들이 어떠한 시련에도 굴하지 않고, 자신이 유지할 수 있는 것까지 버려가면서 이뤄낸 독립으로 지금의 우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태극단학생독립운동기념탑은 2000년 초에 대구상원고등학교 총동창회에서 현재의 위치(대구상원고등학교 후문 부근)에 세운 것이다. 탑과 함께 기념공원도 조성해 놓았다. 매년 5월 이곳에 선 태극단 학생들의 후배인 상원고 학생들이 구국에 앞장선 선배들을 기리는 행사가 열린다.

일제강점기 대구사범학교 학생들의 독립운동을 기념하는 대구사범학생독립운동기념탑은 두류공원과 사대부고 교정 두 곳에 있다. 두류공원 기념탑 건립문은 “눈서리가 땅을 덮어도 송죽은 푸름을 바꾸지 않고 총칼이 목숨을 겨눠도 지사는 뜻을 굽히지 않나니”로 시작한다.

건립문을 읽어 내려가기 시작하던 학생들은 뜻을 굽히지 않는 초연한 의지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결연한 의지들이 어디서 솟아났던 걸까요? 지금의 우리라면 그 때 그 시절의 선배 학생들처럼 행동할 수 있을지 장담하지 못하겠어요. 다만 그 꿋꿋한 기상에 감사함을 느껴요.”

1919년 3월 8일 대구에서 일어난 독립만세운동 때 학생들이 집결지로 이동하던 길 중 하나가 바로 3·1만세 운동길이다. 돌계단을 오르면 청라언덕 이 나오는데, 만세운동 당시에는 계단 길 근처의 신명여학교에서 교사를 비롯해 50여 명의 이 학교 졸업생과 재학생이 참여했다.

신명3·1운동기념탑은 그 때의 역사를 기억하고자 건립된 기념물이다.

학생들은 “잊힌 역사가 얼마나 슬픈지에 대해 생각해봤어요. 모두 기억하기 위해 남기는 것들이잖아요. 대구지역 학생들을 잊지 않기 위해서 지역 곳곳에 남겨둔 기념탑들이 제대로 관리되고 유지됐으면 해요. 이곳을 찾아오는 사람들의 발길도 끊기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고요”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방문한 곳은 대구교육박물관이다. 대구 북구 산격동에 있는 대구교육박물관은 교육도 시 대구의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곳이다. 대구의 교육 관련 자료를 수집, 보존, 전시하는 곳으로 근대부터 현대까지 대구 교육의 발자취를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다.

“역사적 흔적을 남기는 일의 중요성을 배웠어요. 학생들이 어떤 내용을 배웠는지 보니 지금과 다른 부분도 상당히 있어 낯설면서 새롭기도 해요.”

한지연기자 jiyeon6@idaegu.co.kr

 

“우리 고장에 역사적 장소가 이렇게 많았다니…”

“역사 전반에 관심이 생겨
현재의 나 돌아보는 계기”

◇현장답사 소감

코로나 19사태로 인한 온라인 수업 장기화로 답답함을 느끼던 시점에서 역사탐방의 기회가 주어졌다.

프로그램을 살펴보며 대구인 내 고장에 이런 역사적 의미를 담은 장소가 많았구나… 새삼 깨닫게 됐고 대구인으로서 우리 고장의 역사적 장소와 그곳이 담고 있는 역사적 의미를 배워보고 싶다는 호기심이 들었다.

첫 번째 코스는 3.1 만세운동길이었다. 청라언덕 동무생각 노래비 옆에서 시내 쪽으로 내려가는 90계단까지는 3·1운동 당시 만세운동을 준비하던 학생들이 일본군의 감시를 피해 도심으로 모이기 위해 지나다녔던 솔밭길이었다고 한다. 지금 계단길에는 3·1운동 당시 모습이 담긴 사진들이 전시돼 그 의미를 더하고 있었다. 만약 내가 그 시대를 살던 소녀였다면 나는 어떤 행동을 보이고 있을까? 나도 구국을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 3·1운동을 준비하고 동참하고 있었을까? 아마 그랬겠지…라는 쿨한 대답 뒤에 당시의 살벌함에 몸이 움츠려들었다. 얼마전 ‘항거’라는 유관순 영화를 본 기억이 문득 떠올랐기 때문이다. 간접적으로 영화로만 봐도 두려운 상황 앞에 구국 운동의 선봉자가 되어 활동하고, 심지어 발각돼 감옥에서 고문을 당하는 상황에서 조차도 일제에 비굴하게 굴복하지 않고 동료들을 지키려 했던 그 분들의 용기 앞에 고개가 절로 숙여졌다.

특히, 신명여고, 계성고, 경북고 이 세 학교가 이 운동을 주도했다는 것을 알고 보니 나와 비슷한 또래의 나이에도 이렇게 큰 일을 주도할 수 있구나란 생각에 현재의 나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두 번째 코스로는 두류공원에서본 2.28 기념비이다. 2·28운동은 4·19혁명의 시발점이라는 것을 알게 됐고 2·28이 일어날 때 우리나라 상황이 이승만 독재정권말기였다는 것을 알게됐다. 그리고 2월 28일에 장면 후보가 연설하기로 했었는데 이승만이 장면의 연설장에 많은 사람들이 찾아갈 것을 예상하고 고교생인 어린 학생들이 유세장으로 몰릴 것을 우려한 나머지 대구 시내 공립고등학교에 일요 등교를 지시했고 학교당국은 온갖 핑계로 일요등교를 강행했다는 것을 알게됐다.

세번째로는 교육박물관에서 본 여학생의 일기다. 여학생일기는 일제강점기인 1987년 대구공립여자고등보통학교(현재 경북여고)에 재학중이던 한 여학생이 11개월 동안 쓴 일기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일본인 교사가 학생들의 일기 내용까지 매일 검열하는 상황에서 속마음을 있는 그대로 다 적을 수는 없었지만, 일기장에는 학교생활의 일상적인 모습과 함께 당시의 여러 가지 상황들이 생생하게 담겨있어 당시의 상황을 오늘날에 생생하게 전달하는 역사적 사료가 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답사를 통해 대구인 우리 고장의 역사적 장소를 되짚어 보고 그 안에 담긴 역사적 의미를 돌아보는 의미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좋았다. 이를 계기로 앞으로는 대구뿐 아니라 우리 역사 전반에 관심을 갖고 그 정신을 이어 받도록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정화중 발디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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