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소망 거창함 빼고 변화하는 자신에 방점을
새해 소망 거창함 빼고 변화하는 자신에 방점을
  • 승인 2021.01.04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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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경 한국애드 대표
박은경 한국애드 대표
2021년 새해가 밝았다. 매년 연말이면 지난 1년에 대한 감사를 전하고 새해에 대한 소망을 품는다. 대부분의 새해 소망을 '지난해보다 나을 무엇'을 희망한다. 2021년 새해는 더욱더 그러했을 것이다. 많은 이들이 코로나19로 잃어버린 2020년을 아쉬워하며 2021년의 새로움에 코로나19 극복이라는 희망을 더 했을 것이다. 새해는 이렇게 새로운 기대와 새로운 도전과 새로운 결심을 하기에 적절한 때이긴하다.

유난히 긴 밤이 지나고 1월 1일 새해가 밝았다. 출입 금지 또는 행사 취소로 일출 명소를 직접 찾아가는 대신 집안에서 새해를 맞는 이들이 늘었다. 뭔가 새로움에 의미를 두고자 가까운 산을 오른다거나 새해 아침의 특별한 이벤트를 열어보긴 하지만 2021년 1월 1일은 그저 여느 때와 같은 연휴의 아침처럼 다가왔다. 코로나19 때문이라고 핑계 대어 보지만 꼭 그것만이 이유인 것 같진 않다. 이미 새로울 것 없는 하루, 어제와 비슷한 오늘이라는 것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새로움을 희망한다. 새해가 되면 무엇이든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아 결심이라는 것도 해본다. '작심삼일'은 '3일마다 결심을 다시 하면 된다'라는 의미라며 변명 같은 위로가 와닿는 것도 새해이기 때문이다. 사실 2020년 한 해에 그치는 것이 아닌 내가 살아온 시간을 놓고 보면 달라지고 싶은 부분은 누구에게나 있다. 그래서 새해가 되면 그 부족한 부분이 조금이라도 나아지기를 또는 달라지기를 바라는 것은 아닐까? 게임처럼 리셋버튼이라도 누를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고작 12월 31일에서 1월 1일이 된 것뿐이다. 하룻밤 새 큰 변화가 생길 리는 없지 않은가? 혹여 그러한 변화가 있다 한들 그것의 가치는 얼마나 오래 이어지느냐에 달려있다. 결국 시간의 의미는 2020년에서 2021년으로 바뀌는 숫자가 아니라 나의 작은 변화가 쌓아온 시간의 양에 비례한다. 그러니 새해에는 '이렇게 바뀌어 보자' 대신 '지금부터 조금씩 변화할 수 있는 무엇'을 찾아보는 게 어떨까?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에 자신을 옭아매기보다 작은 변화를 습관으로 만들며 나에게 여유를 허락하자는 말이다.

지난해, 일출은 보지 못했지만, 새해 소망은 빌었다는 지인은 '건강'을 희망했다고 한다. 그리고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겠다며 헬스장의 연간 회원권을 끊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헬스장을 이용한 것은 한 달 남짓. 결국, 바쁜 일상을 핑계로 '건강을 위한 운동'은 지속되지 못했고, 그의 소망인 '건강' 또한 새해 소망을 빌었던 그 때와 별반 차이가 없다고 한다. 더 나빠지지 않았으니 다행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바람만 있고 실천은 없었으니 더 나빠지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일 수도 있다.

반면, 코로나19로 카페 출입을 끊었던 또 다른 지인은 매일 커피를 내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그저 커피 한 잔을 마시기 위함이었는데, 매일 한 번의 경험이 쌓이면서 어느 순간 커피를 내리는 자신만의 비결이 만들어졌단다. 드립 커피를 배워야겠다는 거창한 결심을 했던 건 아니지만 어느 순간 원두 종류에 따른 로스팅 정도를 이해하고 있었고, 드립에 필요한 분쇄 굵기를 알게 되었단다. 계절과 날씨에 따라 원두의 신선도도 알게 되었다. 매일의 작은 변화가 달라진 무엇을 만들어 낸 것이다.

이렇게, 새해 소망에는 1년간 내가 실천할 수 있는 변화를 담아야 한다. 금연이 새해 소망이라면 어제보다 1개 줄이기로, 운동이 새해 소망이라면 어제보다 10걸음 더 걷기로 결심하는 것이다. 무엇이든 잘 풀리게 하고 싶다면 지금 빈틈없이 점검하기를, 행복한 한 해를 바란다면 작은 기쁨에 감사할 수 있는 여유 갖기를 실천하는 것도 방법이다. 새해 소망이라는 거창함에서 조금만 무게를 뺀다면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변화가 보인다. 중요한 것은 내가 새해 소망을 빌었다는 것이 아니라 새해 소망을 이루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새해 소망은 나와의 약속이자 변화를 실천하는 시간의 축적이다. 나의 바람을 정하고 실천하는데 남들이 알아주는 거창한 '가오'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1년이 지나 2021년 12월 마지막 날, '내가 이렇게 이루었구나' 하며 자랑스러워할 수 있도록 올해는 달라지는 모습이 아닌 내 작은 변화에 방점을 찍어보는 것은 어떨까? 어제와 다를 것 없는 새해라도 변화는 시작할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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